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短刀

따뜻한 부모가 될 수 있기를

by bravoey 2014. 9. 26.

없이 살면 아이에게 매정해진다. 
꼭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만은 아니다. 
아이가 기대할까봐, 
기대하다 더 크게 실망할까봐 부모는 매정해진다. 
미리 기대를 끊으려고, 
복잡한 상황 안 만들려고 아이를 단도리한다. 
그런 부모의 마음을 보면 모질지 않다.
오히려 마음 약한 부모가 매정하게 대한다.
아이의 울음이 무섭기 때문이고,
아이의 요구를 견뎌낼 자신이 없어서다.

 

그런 부모가 나중에 아이가 성장해 
손주를 낳아 데려오면 손주에겐 다정하게 대한다. 
자녀가 보기에는 놀랄 정도로 다른 모습이다.
손주는 자기가 책임질 필요가 없으니 그럴 수 있다.
결국 가장 소중한 존재에게 가장 매정하게 대한 것이다. 
사람이 사는 것이 참 그렇다.

물론 없이 살면서도 아이에게 부드러운 부모도 있다. 
늘 아이에게 가볍게 웃어주는 부모. 
요구를 받아줄 수는 없지만 그때도 웃으며 대하는 부모가 있다. 
때로는 아이에게 소리도 지르지만, 
그래도 따뜻함이 앞서고, 따뜻한 순간을 만들어 내는 부모다. 
자기 삶의 어려움은 자기가 받아안고 
그 어려움을 아이에게 넘기지 않는 부모라면
정말 존경할만한 부모다.

 

자신이 존경할만한 부모일 필요는 없다. 
내 부모가 존경할만한 부모여야 하는 것도 아니다. 
누구나 그렇게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그 방향을 향해 조금 노력할 뿐이다.

 

- 서천석의 마음연구소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