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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어른이 그림책

두 섬 이야기

by bravoey 2018. 1. 4.

요르크 뮐러 그림, 요르크 슈타이너 글, 김라합 옮김 / 비룡소


우연히 도서관에서 만난 <두 섬 이야기>는 어른을 위한 동화이기도 하다. 큰 섬과 작은 섬, 두 섬과 이미 가라앉은 섬 이렇게 사실상 세 섬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금에 현혹되어 사람과 흙을 홀대한 큰 섬의 왕, 그 멸망의 이야기 이자 작은 섬의 지혜와 평화의 의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다. 

큰 섬에서 쌓아올리는 거대한 건물들과 동상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우리가 그토록 숭배하는 돈은 흙과 사람을 저버리고 결국 고독과 폭력을 불러오고 있음을 하루아침 뉴스만 봐도 알게 된다. 생명의 시작인 흙, 그리고 마지막 새로운 출발의 시작도 결국 흙으로 시작하는 점은 이 이야기의 주제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흙은 결국 평화를 만들어내는 과정이자 수단이 된다. 

책을 읽는 동안 바보이반이 생각난 건 왜 일까. 바보라고 칭했지만 그 누구보다 강하고 지혜로웠던 이반들. 그들은 작은 섬의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적당히 소유하고, 적당히 일하고 삶을 즐기는 모습. 가치를 돈에 두지 않고 행복한 삶에 두었던 그들.

정말 극명하게 알고 있지만 현실이라는 눈가리개에 자꾸 잊게 되는 그 사실. 우리의 행복이 결국은 평화라는 사실이다. 가끔 어둡고 힘든 세상의 소식들을 접하면 깊은 숲 속으로 들고 싶을 때가 있다. 우리의 삶에 무엇이 소중했나, 생각해보고 싶어서.

우리가 너무 큰 섬에 살고 있지 않나. 나의 작은 섬은 지금, 여기에 있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