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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어른이 그림책

어쩌다 여왕님

by bravoey 2018. 8. 7.


다비드 칼리의 그림책. 왕관 쓴 덕에 어쩌다 여왕님이 된 개구리. 왕관을 쓴 순간, 권력을 향한 체계와 법칙이 순식간에 만들어지고 왕관은 이렇다 판단할 새도 없이 달콤한 권력의 자리로 안내한다. 결국 왕관이 벗겨지면 아무것도 아닐 그 것을 위해 개구리들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 누군가의 반지로 로맨틱하게 마무리된 동화책 끝자락에서 권력이란 그닥 길지도 달콤하지도 않음을 역설적으로 보게 된다.

폴님께서 번역하셨다기에 덥석 집어들었는데 다비드 칼리였다는. <누가 진짜 나일까> 보면서 감탄했는데 이 책은 아주 얕고 굵게 권력에 대한 이야기를 남긴다. 왕관을 쓴 나, 왕관을 쓰지 않은 나 중 누가 더 행복할까 하는 생각부터 권력을 만드는 건 왕관일까 왕관을 둘러싼 다른 개구리들일까 까지. 실제로 여왕님을 모셔본 한국사회는 좀 더 와닿는 게 있지 않을까. 권력은 실제로 여왕에게 있지 않고, 권력을 만들 줄 아는 자들에게 실제 권력이 있었다는 것을 '박근혜'라는 인물을 통해 절감하지 않았나. 우리는 촛불을 들며 대통령 내려와라 했지만 이면에서 대통령 만든 너희 권력을 향해 외쳤을 것이고, 그 권력이 '지금은 물러설 때'라고 판단하게 하지 않았을까. 

왕관은 매력적이나 치명적이다. 누군가에게 왕관을 씌워 욕망을 채우려는 자들을 유의깊게 보아야 한다. 여러 이데올로기를 뒤집어쓰고, 여러 루트로 교묘하게 사람들을 조정하려고 하는 이 악랄한 사회에서 결국 살아남는 방법은 '바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힘' 뿐이다.

동화책 하나 보고 엄청 진지했다는... 아 더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