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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ivist/성매매근절 외침

성매매여성들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

by bravoey 2007. 6. 29.
성매매여성들의 이야기를 듣는다는 것
   
남 얘기처럼 취급해선 안돼

박김혜정 기자
2006-09-26 21:22:19

(필자 박김혜정님은 부산 성매매피해여성지원센터 ‘살림’의 활동가이며, 2005년 발간된 성매매 여성들의 수기집 <너희는 봄을 사지만 우리는 겨울을 판다>를 기획, 편집했습니다. -편집자 주)


한국 사회에도 성매매합법화와 성매매 여성의 노동자성을 인정해달라고 주장하는 성매매 여성들이 등장했다. 평택 지역 성매매 여성들은 업주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성매매 여성이 주체가 되어 성매매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 조금이나마 마련된 것은, 불과 몇 년 전의 상황과 비교해보아도 괄목할 만한 일이고, 환영할 일이다.

물론 성매매 현장에 있는 여성들은 성매매 업주 등 알선자들과 일정한 관계(관리자-피관리자, 동업자, 사용자-노동자 등)를 맺고 있기 때문에, 그들의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롭기는 힘들다. 그렇다 해도 이 여성들의 목소리엔 분명 자신의 목소리가 들어 있기에 한국 사회가 귀 기울여야 할 목소리임에 틀림없다. 그동안 금기되었던 성매매 여성들의 소리가 터져 나오는 지금, 우리는 어떻게 이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할까?

성매매 여성들의 목소리는 하나가 아니다. 어떤 여성들은 자신의 지금까지의 삶을 그대로 두어달라고 하고, 어떤 여성들은 자신은 노동자이며 성매매를 합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어떤 여성들은 성매매가 자신에게 폭력이었다며 출구를 찾는다고 이야기한다. 성매매 여성들도 각기 다른 처지와 입장이 있기 때문이다. 여성들의 처지와 입장이 다르다는 것은 그들의 생존, 안전과 직결된 문제일 수 있기 때문에 쉽게 간과되어선 안 된다.

따라서 성매매가 폭력 혹은 차별이냐, 노동이냐의 문제는 이론이나 이념상의 문제로서가 아니라 여성들의 현실과, 그들이 권리를 보장받고 모든 사람들이 추구하는 보다 행복해질 수 있는 삶을 모색하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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