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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당 반대하는 녹색 지식인의 '정직한 비관주의'

by bravoey 2007. 12. 5.

녹색당 반대하는 녹색 지식인의 '정직한 비관주의'
이명원의 좌우지간⑥-2: <녹색평론> 발행인 김종철

- 오마이뉴스 2007.12,2 이명원 기자

<중략>

이야기의 방향을 돌려, 최근 문단에서 활발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근대문학의 종언>에 대한 견해도 물어보았다. 일본의 비평가인 가라타니 고진은 <근대문학의 종언>이라는 논문에서 문학계를 떠난 김종철을 거론하면서, 한국에서 문학의 근대적인 비판기능이 상실되고 있음을 논한 바 있다. 이러한 고진의 논의가 한국 문단에 가한 방응은 격렬했다. 많은 수의 젊은 비평가들이 고진의 진단을 갑론을박했고, 그 와중에 백낙청과 최원식, 황석영과 같은 비평가와 작가들은 고진의 한국문학에 대한 평가가 잘못된 가정에 입각한 오류하면서 비판했다. 가라타니 고진의 주장 때문에, 불가피하게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된 김종철의 한국문학에 대한 생각이 궁금했다.

근대문학의 종언 = 근대지식인의 종언

"나는 아무 당사자도 아니다. 가라타니 고진이 자신의 글에서 대구에서 나와 잠깐 만났던 일을 자신의 논문에서 언급한 탓에 구설수에 올랐던 것 같다. 내가 문학공부를 손에서 놓은지 오래되었기 때문에 문학에 대한 논의를 할 만한 자격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견해는 밝히고 싶다. 적어도 가라타니 고진이 주장한 견해의 취지는 존중해야 한다. 나 역시 가라타니의 글을 읽어보았는데, 그는 현재의 한국문학상황을 근대문학의 종언이라고 표현했다. 그 글을 보면 그것이 단순히 문학계에 한정된 주장이 아니고 근대적인 지식인의 문제를 포함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시점에서의 일본을 포함한 세계의 지적, 정신적 상황을 진단한 것으로 나는 생각한다. 그 글 속에는 가라타니라는 지식인의 위기상황에 대한 고민이 내포되어 있다. 그런데 엉뚱하게도 한국에서는 가라타니 고진의 입론이 틀렸다, 지금 한국에서 근대문학이 죽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은 건방지다, 지금처럼 한국문학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때가 어디있는가의 주장하는 것은 가라타니의 취지와 매우 어긋난 견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