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아득한 옛날부터 사람 동네가 알아낸 슬기,
사람이라는 조건에서 비롯하는 슬픔과 기쁨을 고루 나누는 것.
그래 봐야 사람의 조건이 아직도 풀어 나가야 할
어려움의 크기에 대면, 아무것도 아니다.
사람이 이루어 놓은것에 눈을 돌리지 않고
이루어야 할 것에만 눈을 돌리면,
그 자리에서 그는 삶의 힘을 잃는다.
사람이 풀어야 할 일을 한눈에 보여 주는것--- 그것이 '죽음'이다.

- 최인훈, 광장 중에서

당신이 풀어야 할 일은 사람들이 떠들던 그 일이 아니었을 것.
걸어온 길, 앞으로 가야만 하는 길, 만들어 가고 싶던 세상, 동지들. 그 일들이 아마 절절하게 눈 앞을 채웠을 것.
이제 그 일은 사랑하는 동지들, 죽음 앞에서도 걱정하고 그리워한 그 동지들이 해낼 것.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같은 날 세상에 인사한 최인훈 선생께서
중립국으로,
평화와 현실의 환상 따위 없는 평안 넘치는
그 중립국 가는 길목에서
한마디 위로 건네주시길 바라며...

갑자기 들깨칼국수가 생각난 건, 아주 더운 여름 날이었다. 

뜨거운 햇살이 온 몸을 녹여버릴 듯 내리쬐는데 발 끝으로 살들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그 때 왠지 들깨칼국수 한 그릇이 생각났다. 이상하게, 덥고 짜증나는데 그것을 생각하니 갑자기 힘이 솟는 듯 했다.

소울푸드. 모든 음식이 다 맛있지만 그 중에도 이상하게 '영혼을 따뜻하게 해주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하는 음식'이 있다. 

그것은 배고픔이나 스트레스로 폭식하는 것과는 다른 종류다. 알뜰한 마음으로 식당에 앉아 기다리는 순간이 참 좋은, 나오는 그 모습만 봐도 뭔가 완성된 듯한 식사. 한 입 떠서 목구멍으로 따뜻한 것이 흐르면, 양수 안에 있는 태아의 느낌이 바로 이런 걸까 싶게 아주 적당한 그런 맛이다. 

나의 소울푸드는 들깨칼국수. 쫄깃한 면발과 뜨끈하고 고소한 향이면 충분하다. 부담없이 후루룩 먹으며 수다도 떨고, 김치 맛을 더 빛나게 해 준다. 무엇보다 속을 뜨겁게 해서 허해진 몸과 마음을 든든하게 한다.

심지어 이 들깨칼국수와 관련한 추억도 없다. 그냥 이건 들깨칼국수와 나의 만남이다. 늘 첫만남. 어디나 맛있다. 어디를 굳이 찾아가지 않아도 되고, 떠오르는 것도 없기에 더 담백하다. 깔끔하고 좋다.

연결된 것이 너무 많고, 떠오르는 것도 너무 많다. 알아야 할 것도 많고, 알고 싶지 않지만 보게 되는 것들도 많다. 그래서 삶은 피곤하고 더 나태하고 싶어진다. 그럴 때 들깨칼국수 한 그릇. 모든 것을 차단하고 오롯이 너에게만 집중하며 연결된 것을 잊고 시간의 흐름을 뜨뜻한 국물에 맡기는.

그런 소울푸드, 들깨칼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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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소설의 요소를 가미한 추리소설. 중국소설 특유의 재미가 있다. 전에 읽었던 류전윈 <핸드폰>과 같은 특유의 풍자와 위트가 있다. 욕심많은 세대를 꼬집는 듯한 젊은이의 가난한 위트라고나 할까?

런던 극장가에서 간신히 밥벌이나 하며 실의에 빠져있던 연극배우 위바이통에게 어느 날 갑자기 바나금융의 사장 양안옌이 찾아와 그를 금융계의 신예 엘리트로 만들어주겠다고 약속한다. 하지만 흥분되고 불안한 마음을 품고 88층 바나금융 사무실에 들어섰을 때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두둑한 금액의 연봉계약서가 아니라 바닥에 누워 숨이 끊긴 사장의 시체!

이야기를 풀어가는 속도나 재미가 있어 술술 읽힌다. 추리소설 넘기는 맛이 있다. 섹션마다 양얀엔 씨의 어록이 제시되는 건 왜일까 생각했는데, 뒤에 양얀엔의 진짜 정체가 밝혀지면서 이 또한 반전을 더 세게 다가오게 하는 작가의 장치가 아니었나 생각했다.

금융인을 연기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처량한 건, 양안엔 이라는 인간의 욕망에 휘둘린 처절한 젊음들이 지금 시대의 젊은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였다. 꿈을 위해 달리기에 가혹한 현실, 그 현실을 벗어나고자 또 다른 연기를 해야하는 처절함. 욕심많은 세대들이 젊은이들을 자본의 노예로, 노동의 노예로 만들어가는 작금의 현실이 투영되 더 쓰리다.

위바이통이나 양안옌이나 사실 다른 인물은 아니다. 둘 다 비슷한 욕망을 가진 인간들. 더 나아지고 싶어서 괴물이 되어버린 위바이통은 자기의 현실을 어떻게 바꿔나갈지. 소설의 결론이야 그리 밝지 않지만.

여름 더위를 씻어주는 재미가 있는데 추리소설은 너무 우울해. ㅜ.ㅜ 




그네 타다가 정담영 왈,

난 엄마가 싫어.
왜?
맨날 나 혼내잖아

해맑게 이야기 하는 것 보니
엄청 진심이다 ㅋㅋ

나도 담영이가 싫어.
왜?
맨날 말도 안 듣잖아.

라고 복수하는 엄마 ㅋㅋ

뒤엔 서로 그렇게 이야기 하니 기분이 안좋았고
되도록 그렇게 이야기하지 말자고 결론 내렸지만^^
아무튼 담영이가 워낙 자기 감정표현을 잘 안하고 억눌러 고민이었는데 싫으면 싫다고 얘기해서 다행.

애가 불쑥불쑥 큰다.

전세계인이 재밌다고 극찬해 조엔 롤링여사를 돈방석에 앉힌 그 해리포터를 

사십세 다 되어 읽는데

무진장 재미가 없는 것은 왜인가.

나는 드디어 늙었나보다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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