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 길에 가끔 용달차에 두 눈을 꿈뻑 내 놓은 채 실려있는 소들을 본다. 다리에 힘을 주고, 서로 몸을 부대끼며 버티고 있다. 아마 어디로 가는지 알고 있겠지. 나도 그들이 어디로 가는지, 금방 짐작이 되니 말이다. 어디까지가 삶인지 모른 채 태어나 어디론가 향하는 건, 사람이나 소나 생명을 가진 무엇이나 다 같은 '방향'인 듯 하다. 

매우 불편한 장면인 것은 확실했다. 눈부신 햇살이 잔인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그 생명들과 함께, 나 또한 같은 방향임을 인지하는 순간 공유하게 되는 그 존재의 핵심, 그것 때문일지도. 

두려움. 죽음을 향해 간다는 본질적인 공통점, 그리고 내재된 본능. 부인하려고 하는, 인정하고 싶지 않은 그 핵심은 아마도 죽음보다 더 고통스러운 그 두려움일 것이다. 극복조차 하고 싶지 않아 생각 자체를 피하는 그 잔인한 감정.

두려움을 인지하는 순간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마음을 가다듬어 가는 그 과정의 시간들이 사실 고통스럽다. 그 과정은 몇 시간에 끝나지 않고 전 생애에 걸쳐 수많은 전투를 치뤄내며 다듬어지는 것이기에 더 그렇다. 

용기가 필요하다. 용기를 얻기 위해 무엇인가 읽고 찾고 해본다. 그래서 삶은 고마운 선물이다. 우리가 죽음에 닿기 전까지 누구에게나 주어지기 때문이다. 이 선물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생각해 본다. 용기라는 투명한 칼로 두려움이라는 감정에 형태를 입힌다. 양을 줄여낼 수는 없다. 다만 그 형태를 조절해본다. 삶이 지속되기에 우리는 용기를 동기삼아 '행동'한다.

행동으로 파급되는 다양한 일과 관계 속에서 용기와 두려움의 롤러코스터를 오간다. 방향은 정해져 있지만, 삶의 가치를 얻어본다. 눈부신 햇살이 잔인할지라도, 다리에 힘을 가득 주며 살아가는 일상이라도. 삶, 그 속의 용기를 손에 꼭 쥔다면 그저 죽음을 향해 그저 내달리는 허망한 길은 아니겠지. 

11.20 정혜신 강연 "당신이 옳다"

"마음이 어떠세요?"

심리적 심폐소생술이자 소통의 시작되는 질문. 생각은 존재의 핵심이 아니다. 마음이 드러나야 그 사람이다. 마음, 느낌은 존재의 핵심이자 본질이다. 현재의 상태를 보여주는 바로미터 이기도 하다. 존재의 핵심이 드러나면 공감의 과녘이 생긴다. 그 과녘에 맞게 공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묻지 않고 알 수 없다"

공감을 위해서는 잘 물어보는 것이 중요하다. 잘 물어보는 사람이 공감력이 크다. 모르면 묻고, 알게된 만큼씩 이해하면 된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그 사람에게 주목하게 된다. 그렇게 존재의 핵심에 다가가는 것. 그리고 결국 "당신이 옳았다"고 말해주는 것.

"네 마음이 그랬구나" 

사람을 살리는 말은 공감의 말이다. 그 사람의 마음에 동의해주고, 들어주는 것이다. 일반론적인 충고나 조언은 때론 비수가 되어 타인의 마음에 꽂힌다. 사람이 진짜 무너지는 이유는 타인이 하는 "옳은 말, 바른 말" 때문이다. 공감은 "선한 파급력"을 지닌다.

공감강박은 NO

우리는 모든 이를 다 공감할 수 없다. 다 공감하려고 하지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라. (정혜신) 나는 제일 악한 이도 상담하고 공감하려 한다면 할 수 있지만 하지 않는다. 나는 성녀가 아니다. 하기 싫은 건 하지 않는다.

아이들에게 공감은 존재의 안정감

엄마아빠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자기 존재를 부인하고, 자기욕망을 참는 아이들이 많다. 좋지 않다. 아이들에게는 "네가 옳다"를 해줘야 한다. 허벅지에 십자수 놓는 심정으로! 공감을 많이 받고 자란 아이들은 마음곳간이 그득하고, 그렇기에 자신이 선택한 일에 주체적으로 반응한다. (정혜신) 내가 한 것은 물어보고 안심하고 믿었다. "그래, 그게 너의 최선이었구나." 하고 공감했는데, 그것은 함께 겪어온 "공감의 역사"가 있었기에,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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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으면서 왠지 마음이 울컥한 강연. 정혜신 샘 목소리 덕분인가, 마음에 촛불 켠 듯 듣게 되었다. 

공감받고 싶어하는 나, 그만큼 공감해주며 사람에게 다가서고 싶은 나. 

이유없이 공감해주고 사랑해준 많은 분들이 떠올라, 내가 내 마음곳간이 비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가득했던 게 아닌가 생각하기도. 



가끔 아직 '사람의 인정'에 마음이 휘둘리는 내 모습을 본다. 사실 삼십대 초반, 상담과 일련의 작업들을 통해 그것을 다 털어냈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하늘하늘거리는 커튼 뒤로 그 감정이 그림자를 드리울 때가 있다. 그래도 마음이 흔들리거나 폭식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맥주 한 캔 정도로 털어낼 줄도 안다.

내가 이만큼 해 온 것에 대한 자부심은 크지 않아도, 시간에 비례해 마음에 쌓인 자랑스러움이 있다. 모르는 것이 더 많고, 하는 일이 엉망진창 내 멋대로 인 듯 보여도 잘 해왔다고 여기며 꼰대만큼은 되지 않기를 바라며 일을 하고 사람들을 만난다. 그만큼이면 되었다고 생각하며 산다.

그 놈의 인정이 도대체 뭘까 싶은 순간도 많다. 보여주고 싶고, 해내고 싶은 그 저변에 깔린 다른이의 눈. 이만큼이면 되었다 생각하는 나보다 더 강력한 그 다른이의 눈. 그 커튼 뒤 그림자 같은 감정이 아직도 나는 밉다. 그냥 내가 하는 것 만큼만 해내며 살아도 괜찮을 삶이면 좋겠다. 다른 이의 눈 때문에 나 자신을 애써 바꾸려고 하고 내가 했던 행동들을 후회하며 폭식하는 악순환은 이제 그만.

이렇게 글로 써서 털어내자. 적어도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줄 아는 여성으로, 엄마로, 친구로, 언니로, 활동가로.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쓸모없는가 고민하기보다 앞서 더 잘하는 방법을 나름 내 속도로 찾아가는 그런 사람으로 살기 위해 또 글을 쓰며 이렇게 털어내보자.

그래보자.

가끔 BRT를 타고 가야할 때, 킥보드를 챙긴다.
버스 타러 가는 길이 일단 멀기도 하고
걷는 것보다 씽씽 킥보드 타는 재미가 있어서다.
처음엔 아들내미랑 같이 놀려고 샀는데
이렇게 출근길 친구도 되니 잘 샀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은 바람이 찬 탓에 비명을 지르며 달린다.

버스에서 내려 대전역 건너편 골목길을 달리면
발로 디딜 때와 다른 땅의 굴곡, 오름과 내리막길,
바람의 흐름을 느낀다.
지하상가는 킥보드가 잘 미끄러져 좋다.
사람들의 오고가는 틈을 빠져나가며
사람들 속을 걷는 것의 어색함을 피해가기도 한다.

다리는 아파도, 코가 시려도
바람과 친구되는 속도의 찰나들이
신선하고 유쾌하다.

이렇게 재미있는 것을 왜 진작 해보지 못했을까? 뭐가 진짜 재밌는 거라고 생각했을까 싶다. 

그냥 생활 속에서 이런 재미들을 찾아가며 살면 되는 것을. 

이제 반 남은 인생일까? 재미난 거 해보고 살자.


​​


워밍업 출근을 시작했다. 동료들은 여전했고, 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금은 약간 거리가 있어 돕는 정도의 역할이지만 크게 모르는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왠지 낯선 기분은 역시 내 쓸모에 대한 의문 때문이다.

그저 하던 일을 또 엉망이지만 해나갈 수 있기에 다시 가는 걸까, 그러기엔 내 비용이 너무 크지 않나.

나는 우리 조직에서 가성비가 좋은 인간인가 생각하게 된다.

물론 직장에서 가성비를 따지자면 우리 일은 못하겠지만, 도태되고 꼰대같은 선배로 다시 들어가 잔소리를 하고 있진 않은지가 걱정이다.


얼굴이 맑게, 오래 뵌 선배를 오랫만에 다시 만났다. 별로 교류하고 살진 않지만 그래도 살갑게 아는 척은 할 수 있다. 

과거에 무슨 일을 같이 했던 듯 한데 기억은 안난다.

다만 세월이 눈처럼 쌓인 모습에도 고운 얼굴이 왠지 든든하고 눈물나고 그랬다.

나도 그런 선배가 되어, 많은 이들을 지원하고 내 쓸모를 다할 수 있을지 고민되었다.


첫번째 복직은 그저 일이 하고 싶었는데, 두번째 복직은 제대로 일을 해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40이 눈 앞. 별 다른 숫자겠냐마는 그래도, 떨리는 일이다.



기적같이 당일 예약이 되어 맛본 버터모닝.
거업나게 맛있드아. 치즈타르트도!
가게 뛰어다니며 흡입하시는 두 아들놈.
하나 더 사고 싶지만 오전에 이미 판매 끝. ㅋㅋ
담에도 꼭 기적처럼 예약해서 먹어보겠으.



구례읍내 가는 길에 보인 코스모스들.
홀린 듯 이끌려 가을 코스모스와 섬진강을 돌아보고
아이들과 뛰어놀았다.
길 가다 보이는 풍경에 금방 뛰어들 수 있는 여행.
오랫만에 느껴보는 여유와 가을.
이런 여행이야말로 로망쓰!



순창 금산여관 방문!
공사가 한참인 어느 골목,
안은 조용하고 아기자기했다.
작은 소품샵이 있어 구경하다가 사장님 만나
산호 얘기도 하고 급 왕수다를 ㅋㅋ
애기들 때문에 머물러보진 못했지만
나중에 꼭 놀러와 하루 머물러 보고 싶은 곳.
비 오는 마당의 운치가 끝내줬다.
사장님 넉넉하신 마음이 참 고마운 곳이기도!
이런 공간들이 도시에서 잘 남아주면 좋겠다.
응원의 기운을 보내며!!!



두번째 캠핑 시작!
폭풍 콩레이가 오는 남쪽으로 고고!
진지한 토의 끝에 가서 상황보고 안되면 방 잡자 결론 보고 회문산에 들어서니 관리사무소에서 폭풍 오는데 괜찮으냐며... 허허 웃고 텐트 치려는데 우리 말고 한 팀 더 있었다는^^
텐트 치는 날은 너무 좋아서 밥도 먹고 잘 쉬었는데
저녁부터 비가 주룩주룩 내리기 시작
남편이는 텐트 날아갈까 근심걱정하기 시작.
다행히 도착한 날은 다들 피곤한 탓에 기절,
간밤 빗소리에 잠시 깬 것 말고는 무사했다^^
5일, 드디어 태풍이 가까이 온다지만
우리는 텐트 버리고 순창읍 구경에 나서고
금산여관, 섬진강 미술관 보고 다시 휴양림으로!
담땡이란 휴양림 숲 좀 돌아보고
조금 쉬다가 저녁 먹는데 뜨아 태풍이 급 통영으로~~
제주에서 부산 간대서 버텨보자 했는데
통영이면 여기랑 너무 가깝고 새벽에 돌풍이 불 상황이라
급히 휴양림 사무실 연락해 방 구하고 텐트 철거하고 짐싸고 난리도 아녔음. 원땡이는 차에서 빽빽 울고 우리는 짐 실어내느라 난리 ㅋㅋㅋ
버라이어티 하다....
숙소에 짐 풀고 밥을 다시 먹었다는...
비올 때 캠핑은 어리석었어 ㅋㅋ

아무튼 새벽이 되니 바람 폭풍.
우리 말고 있던 그 분들은 괜찮으려나.
암튼 온 몸 쑤신다!



드디어 캠핑 시작!
첫번째는 가깝고 시설 좋은 상소동오토캠핑장!
데크있는 구역으로 잡았는데 겁나게 추웠다는!
형님댁과 함께 나란히 자리잡고
저녁먹고 수다떨기.
타프쉘 처음 쳐 본 남편이. 처음 맞아??
각 완전 잘 잡음 흐흐~
아이들도 잔디밭에서 신나게 놀고
밤에는 서로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는
첫 캠은 성공적인데 다들 눈이 띵띵 붓고 몹시 피곤.
뭔가 피곤한 몸으로 순창으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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