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들깨칼국수가 생각난 건, 아주 더운 여름 날이었다. 

뜨거운 햇살이 온 몸을 녹여버릴 듯 내리쬐는데 발 끝으로 살들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그 때 왠지 들깨칼국수 한 그릇이 생각났다. 이상하게, 덥고 짜증나는데 그것을 생각하니 갑자기 힘이 솟는 듯 했다.

소울푸드. 모든 음식이 다 맛있지만 그 중에도 이상하게 '영혼을 따뜻하게 해주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하는 음식'이 있다. 

그것은 배고픔이나 스트레스로 폭식하는 것과는 다른 종류다. 알뜰한 마음으로 식당에 앉아 기다리는 순간이 참 좋은, 나오는 그 모습만 봐도 뭔가 완성된 듯한 식사. 한 입 떠서 목구멍으로 따뜻한 것이 흐르면, 양수 안에 있는 태아의 느낌이 바로 이런 걸까 싶게 아주 적당한 그런 맛이다. 

나의 소울푸드는 들깨칼국수. 쫄깃한 면발과 뜨끈하고 고소한 향이면 충분하다. 부담없이 후루룩 먹으며 수다도 떨고, 김치 맛을 더 빛나게 해 준다. 무엇보다 속을 뜨겁게 해서 허해진 몸과 마음을 든든하게 한다.

심지어 이 들깨칼국수와 관련한 추억도 없다. 그냥 이건 들깨칼국수와 나의 만남이다. 늘 첫만남. 어디나 맛있다. 어디를 굳이 찾아가지 않아도 되고, 떠오르는 것도 없기에 더 담백하다. 깔끔하고 좋다.

연결된 것이 너무 많고, 떠오르는 것도 너무 많다. 알아야 할 것도 많고, 알고 싶지 않지만 보게 되는 것들도 많다. 그래서 삶은 피곤하고 더 나태하고 싶어진다. 그럴 때 들깨칼국수 한 그릇. 모든 것을 차단하고 오롯이 너에게만 집중하며 연결된 것을 잊고 시간의 흐름을 뜨뜻한 국물에 맡기는.

그런 소울푸드, 들깨칼국수.


2018.1.17
새벽 어둠을 가르는 명랑한 뱃고동


2018.1.11
담영이랑 함께

눈 쌓인 아파트 풍경 함께 그리며



20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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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4
성난이빨고래

어두운 고래의 이빨은 화가 나 있다.

2018.1.3

문어와 반짝반짝 물고기 




2017. 12. 27



2017.12.22
머뭇거림

무엇을 쓸까
무엇을 그릴까
무엇을 할까
종이와 펜이
종이와 색이
종이와 손이
머뭇거린다.


2017.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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