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어른이 그림책12

다비드 칼리 글, 세르주 블로크 그림 / 문학동네 이 책을 덮고 나서 든 생각. 과연 적은 존재하기나 했을까. 마지막 돌파구로 물병을 던졌을 때, 거기에 받을 사람이 실재하긴 했나 하는 생각이었다. 세상이 만들어놓은 허구를 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도 않은 대상에게 총을 쏘고 있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적의 참호에 실재를 증명하는 사진과 물건들이 있었다고 해도, 그것이 혹시 오랜기간 전쟁에 시달린 주인공의 물건이 아니었을까. 비단 전쟁이라는 상황이 아니더라도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상황 또한 이런 전쟁이 아닐까 싶다. 타인을 믿는 것에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사회, 타인을 향해 비난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웹세상, 나와 생각이 다른 이를 적으로 보게 되는 지금. 요즘 포털사이트에 달리는 댓글, .. 2018. 1. 7.
아주 머나먼 곳 아주 머나먼 곳 / 모리스 샌닥 글, 그림 / 시공사 마틴은 길을 떠난다. 내가 묻는 말에 답해줄 사람이 있는 곳으로. 가는 길에 친구들을 만난다. 그들도 멀고 먼 곳으로 떠나고 싶어 함께 간다.멀고 먼 곳에서 서로 이야기를 하지만 서로 답 없다. 듣지 않고 이해하지 못한다.마틴은 다시 돌아간다. 답해줄 엄마가 있는 집으로. 거기서 기다리기로 한다. 멀고 먼 곳에서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간다. 아주 멀리에서 찾으려 하지만 사실 가장 익숙하고 가까이 있는 그 곳, 나의 이야기가 실재하고 그 이야기의 모티브가 되는 곳,그곳이 사실은 내가 찾던 아주 머나먼 곳이다.그 머나먼 곳을 찾으려고 사실 멀고 먼 길을 떠나지만결국 그 먼 곳에서 가장 처음의 자리로 돌아오게 된다.어느 노래 가사 처럼그토록 찾아 헤매던 .. 2018. 1. 5.
두 섬 이야기 요르크 뮐러 그림, 요르크 슈타이너 글, 김라합 옮김 / 비룡소 우연히 도서관에서 만난 는 어른을 위한 동화이기도 하다. 큰 섬과 작은 섬, 두 섬과 이미 가라앉은 섬 이렇게 사실상 세 섬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금에 현혹되어 사람과 흙을 홀대한 큰 섬의 왕, 그 멸망의 이야기 이자 작은 섬의 지혜와 평화의 의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다. 큰 섬에서 쌓아올리는 거대한 건물들과 동상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우리가 그토록 숭배하는 돈은 흙과 사람을 저버리고 결국 고독과 폭력을 불러오고 있음을 하루아침 뉴스만 봐도 알게 된다. 생명의 시작인 흙, 그리고 마지막 새로운 출발의 시작도 결국 흙으로 시작하는 점은 이 이야기의 주제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흙은 결국 평화를 만들어내는 과정이자.. 2018. 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