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훈1 흑산 꽤 오랫동안 읽었다. 보다 더 느슨하다. 그래서 처음엔 고전을 했다. 단락단락 떨어지니 이야기가 이어지는 감이 없고 인물은 왠지 흑산의 흑자에 묻혀 버릴 듯 어둡고 잔인한 운명들이다. 천주교에 연루된 정약전과 그의 조카사위이자 조선 천주교회 지도자인 황사영의 삶과 죽음을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그들을 둘러싼 마부 마노리, 하급관리인 박차돌, 노비와 어부는 그 시대의 가장 낮은 자들이 보여주는 운명과 삶은 그야말로 어둡고 잔인하다. "주여, 우리를 매 맞아 죽지 않게 하소서. 주여, 우리를 굶어 죽지 않게 하소서”라고 기도하는 오동희의 기도문과 특히 소나무에 세금을 매겨 힘들게 하자 어린 소나무 뿌리를 보는대로 뽑아내는 장팔수의 이야기는 얼음칼처럼 가슴을 차갑게 찌른다. 정약전과 황사영의 다른 선택 또한 인상.. 2012. 3.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