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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동2

이 냉동고를 열어라 - 송경동 송경동 씨가 낭독한 모양이다. 처음 녹색평론에서 이 시를 접하고 눈물을 참지 못했다. 이 시대 혹은 내가 아직도 냉동고에 갇혀 있다. 불에 그을린 그대로 134일째 다섯 구의 시신이 얼어붙은 순천향병원 냉동고에 갇혀 있다 까닭도 알 수 없다 죽인자도 알 수 없다 새벽나절이었다 그들은 사람이었지만 토끼처럼 몰이를 당했다 그들은 사람이었지만 쓰레기처럼 태워졌다 그들은 양민이었지만 적군처럼 살해당했다 평지에선 살 곳이 없어 망루를 짓고 올랐다 35년째 세를 얻어 식당을 하던 일흔 둘 할아버지가 25년, 30년 뒷골목에서 포장마차를 하던 할머니가 책대여점을 하던 마흔의 어미가 24시간 편의점을 하던 아내가 반찬가게를 하던 이웃이 커피가게를 하던 고운 손이 우리의 처지가 이렇게 절박하다고 호소의 망루를 지었다 돌.. 2009. 8. 3.
황새울 그 마지막 밤의 노래 마지막 불길이 되겠다고 했던 들지킴이 하나 깨끗이 태워주지 못한 우리는 기차길 옆 공부방 아이들의 벽화 하나 지켜주지 못한 우리는 파랑새 소녀를 평택호 쓸쓸한 공터에 내버려두고 온 우리는 사랑을 잃어버린 우리는 고향을 잃어버린 우리는 만날 곳을 잃어버린 우리는 순대국밥집에서 켄터키 후라이드 집에서 철시의 시장 좌판에서 3차 4차로 서로의 속에 쓸쓸함을 더더하며 부어주던 우리는 낄낄거리며 서로를 못 골려먹여 안달이던 우리는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떠나지 못한 평택의 밤 뒷거리에서 지나간 회한의 청춘의 노래를 부르며 어깨 걸고 작대기춤를 추던 우리는 다시 대추리로 들어온 우리는 빛나는 눈동자들이 남아 지키던 캠프험프리 철책 옆 횃불의 노래 곁으로 돌아 온 우리는 저 먼 어느 섬나라 자마이카에라도 온 듯 흥겨.. 2008. 2.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