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1 적 다비드 칼리 글, 세르주 블로크 그림 / 문학동네 이 책을 덮고 나서 든 생각. 과연 적은 존재하기나 했을까. 마지막 돌파구로 물병을 던졌을 때, 거기에 받을 사람이 실재하긴 했나 하는 생각이었다. 세상이 만들어놓은 허구를 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도 않은 대상에게 총을 쏘고 있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적의 참호에 실재를 증명하는 사진과 물건들이 있었다고 해도, 그것이 혹시 오랜기간 전쟁에 시달린 주인공의 물건이 아니었을까. 비단 전쟁이라는 상황이 아니더라도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상황 또한 이런 전쟁이 아닐까 싶다. 타인을 믿는 것에 큰 용기를 필요로 하는 사회, 타인을 향해 비난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웹세상, 나와 생각이 다른 이를 적으로 보게 되는 지금. 요즘 포털사이트에 달리는 댓글, .. 2018. 1.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