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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교사 안은영 한 눈에 왠지 이건 재밌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고른 은 과연 생각대로 재밌었다. 아놔, 진짜 이런 책 너무 좋다. 에피소드마다 재미있고, 결론도 명랑하다. 퇴마사 안은영과 한문교사이자 안은영의 학교 설립자 아들인 홍인표가 합심해 학교에서 활개치는 악귀들을 쫓아내다 결국 둘이 결혼까지 골인한다는 이야기. 각개의 에피소드는 에피소드의 주인공 이름을 딴 소제목으로 되어있어 재미지다. 특유의 가벼운 유머가 이야기를 잘 이끌어간다. 이런 소설을 사실 제일 써보고 싶다. 무거운 거 말고 이렇게 맑고 밝고 가벼운 이야기들. 이야기 속에 사회문제와 교육현실로 살짝살짝 담아내 약간의 무게감을 갖는다. 가장 와닿는 이야기는 이었다. 역사교과서 채택을 해야하는 사립학교 역사선생님으로 열심히 골라서 가져갔더니 대뜸 교장이.. 2018. 10. 2.
지구별캠핑_장소선정의 어려움 내가 캠핑을 가기 싫다고 생각한 것은 금강트래킹 하면서 영동에 갔을 때였다. 빽빽한 텐트 사이로 고기 굽는 냄새가 가득했다. 텐트 간격이 한 발자국도 안되는 것 같았다. 화장실에 들렀는데 고기냄새와 섞여 단번에 이런 캠핑 따윈 평생 가고 싶지 않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욕망이 낭자했다. 그 욕망의 냄새는 결국 삶의 냄새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캠핑을 결심하고 가장 어려웠던 건, 무엇을 사느냐 보다 어딜 가느냐 였다. 캠핑의 목적이야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요즘의 캠핑은 '과한' 것으로부터의 주의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오토캠핑장은 주로 많은 것을 먹고 마시기에 편한 것이 주요했다. 모여서 먹고 놀기야 오토캠핑장이 최적이다. 나는 아이들을 데리고 최소한 소비로 자연에 드는 것이 목적이었기에 휴양림 캠.. 2018. 9. 25.
지구별캠핑_시작 난데없이 캠핑을 가자고 신랑과 맘이 통해 텐트를 덜컥 질렀다. 텐트를 사기 위해 눈이 빠져라 검색 또 검색. 결론은 돈 많으면 좋은 거 사면 된다.ㅋㅋ 우리는 돈이 없어서 머리를 굴리고 굴려 적절한 것으로. 32만원에 타프쉘과 원터치텐트까지 득템. 하아... 산너머산. 이거 하니 또 밥은 어떻게 해먹냐. 버너, 코펠 검색하니 돈돈돈이다. 이러고 제주도는 벌써 50만원 지르심. 제주도 가지 말고 캠핑용품이나 더 살걸 이러고 있다는. 암튼 검색에 검색을 더한 결과, 부부와 어린아이 조합에는 리빙쉘 타입이 좋긴 하나 가격이 천차만별에 싼 건 그닥 오래 못 쓰겠다 싶어 타프쉘 중 평이 좋고 가격대가 그래도 우리 형편에 맞는 것을 찾아찾아 #레펙스 타프쉘 로 결정! 예쁜 컬러는 아니지만 컬러는 무슨. 애들에 텐트.. 2018. 9. 21.
오롯이 가을 바람이 제법 오롯하게 지나간다. 가을의 바람은 어느 한 시절을 겪어낸 청춘의 마음 같다. 여름의 철없음이 무르익어 오는 것처럼, 뜨거움이 지나간 자리에 남는 회한과 그리움처럼. 청춘의 어느 절기, 30대의 한 시대를 겪고 이제는 청춘이라고 부를만한 그 시대가 그리워지는 나이가 되어가고 있다. 아직 내 속은 풋내나는 배추처럼 여리고 어리석다. 가는 시간의 중력을 견디는 것조차 버거운 그런 시기. 그래도 가을은 언제나 오롯이 나를 맞는다. 이 가을이 가고 다음 가을도 이전 가을도 항상 그랬을 것이다. 나만 늘 속절없다 여기며 살았을 것이다. 어쩌면 앞으로도, 여전히. 하품을 하며 무심히 지나가버린 시간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볼지도. 비록 그럴지라도, 가을은 늘 오롯하길. 뒤틀려가는 내 삶을 어느 때라도 부드.. 2018. 9. 9.
일단 육아휴직 끝 두번째 육아휴직이 8월로 끝났다. 원땡이는 잘 크고 잘 노는 편이어서 한결 여유있게 키운 것 같다. 내가 엄마지수가 상승한건지도 모르고.이제 복직을 생각하니 마음이 무겁지만, 반면 다행이기도 하다. 돌아갈 곳 없이 아이만 키우는 건 나에게 별로 이롭지는 않으니.커가는 아들들 모습이 아쉽지만, 아쉽다고 얼마남지 않은 내 인생을 그냥 흘러보낼 수는 없고나이 40을 앞두고 조금 더 길게 삶을 바라볼 시기가 다가오기도 했다. 이런 일, 저런 일 있지만 큰 일은 없이 살았으면 싶다. 그럴 수 있을라나 모르겠지만 ㅋㅋㅋ 2018. 9. 3.
둠스데이북 세번째 집어든 SF소설. 국제도서전에서 만난 아작출판사 직원분이 권해준 순서대로 읽어보는데 이 책도 재밌다며 초급 몇 권 보시고 함 보셔라 했는데 마침 작은도서관에 이 책이 떡하니 들어와 있었다. 코니 윌리스 작품은 처음이기도 하다.키브린이라는 역사학도가 시간을 건너 중세로 가게 되고, 옥스퍼드 근처 한 마음에서 페스트가 덮쳐 마을사람들을 구하려고 애쓰다가 다시 돌아오는 이야기다. 재미는 있었지만 기본 줄거리에 비해 책이 너무 길다. 특히 1권 중반부터는 이걸 읽어야 하나 고민이 들 정도여서 줄거리와 큰 연관이 없어보이는 몇 장씩은 넘겨서 봤다. 전반적인 줄거리 이해를 위해 필요하기에 작가가 썼겠지만 아직 초급수준인 나에게는 지루하다. 2권 중반부터가 진짜 재미있어 놓지 않고 읽은 듯.책 전면에는 여자라.. 2018. 8. 23.
우주복 있음, 출장가능 국제도서전에서 만난 아작출판사 담당자님께서 추천해주신 책이라 믿고 구입. SF입문자에게 부담없다고 권해주셨는데 오~ 재미났다. 로버트 A. 하인라인은 SF 3대 거장 중 한 사람이라고. 처음 뵙겠습니다.... 아이작 아시모프는 들어본 적 있는데 이 분은 처음.작품마다 호불호는 있는 것 같은데 이 작품은 부담없고 재밌었다.조금 황당하게 흘러간다 싶었는데 이렇게 끝을 맺는구나 싶은, 정말 우주선에 올라탄 듯 신나게 읽었다.약간 오타쿠 성향 공돌이 킵이 천재아버지를 둔 탓인지 우주에 관심이 많아 실제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벤트에 응모했으나 우주에 가진 못하고 우주복을 선물로 받고 집 근처에 온 우주인들에게 납치 비스무레하게 당하면서 우주를 여행하고 집에 돌아온다는 이야기.청소년 SF물이고 56년도에 출판.. 2018. 8. 13.
휵아(휴가+육아) 푸념 3일간의 휴가를 다녀오고 완전히 지쳐버렸다. 다래끼에 발목통증, 둘째를 껴안고 견뎌야 하는 여전한 더위. 체력이 이제 예전 체력이 아니구나 싶다. 아, 진심으로 육아하고 싶지 않다. 이렇게 어려울 줄이야. 부모로의 책임감, 의무 이런 것들이 다 내가 자초한 일이라 할 말은 없지만,애들이야 이쁘니 뭐 할 말은 없지만,아, 진심으로 힘들고 어려운 일이다. 2018. 8. 7.
어쩌다 여왕님 다비드 칼리의 그림책. 왕관 쓴 덕에 어쩌다 여왕님이 된 개구리. 왕관을 쓴 순간, 권력을 향한 체계와 법칙이 순식간에 만들어지고 왕관은 이렇다 판단할 새도 없이 달콤한 권력의 자리로 안내한다. 결국 왕관이 벗겨지면 아무것도 아닐 그 것을 위해 개구리들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 누군가의 반지로 로맨틱하게 마무리된 동화책 끝자락에서 권력이란 그닥 길지도 달콤하지도 않음을 역설적으로 보게 된다.폴님께서 번역하셨다기에 덥석 집어들었는데 다비드 칼리였다는. 보면서 감탄했는데 이 책은 아주 얕고 굵게 권력에 대한 이야기를 남긴다. 왕관을 쓴 나, 왕관을 쓰지 않은 나 중 누가 더 행복할까 하는 생각부터 권력을 만드는 건 왕관일까 왕관을 둘러싼 다른 개구리들일까 까지. 실제로 여왕님을 모셔본 한국사회는 좀 더 와닿는.. 2018. 8.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