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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134

내 이름은 빨강 소통모임, 저번달 소설이었다. 내가 추천해놓고 미처 읽지도 못했다가 이번에야 다 읽을 수 있었다는! 초반부에 펼쳐지는 이국적인 분위기가 머릿속에 떠올리는 것이 쉽지 않아서 애를 먹었지만 후반부로 갈 수록 여러 등장인물들의 목소리가 흥미진진했다. 후반부로 갈수록 스타일의 문제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들은 카이로를 쓸 때, 느껴졌던 의문들과 흡사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옛 이집트의 장인들도 이런 고민을 했었을텐데, 카이로에서 이런 이야기를 잘 풀어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들었다. 이렇게 긴 이야기를 긴장감과 지식, 의미까지 부여하여 쓸 수 있는 작가가 부러울 뿐. 나는 언제나 이런 깊이에 도달할 수 있을지! 스스로 바늘로 눈을 찔러서 얻어질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을만큼의 열정이, 쑥쑥 자라나기.. 2007. 2. 11.
불의 검 청동기 문명에서 철기 문명으로 나아가는 시기의 만주 벌판을 배경으로, 아무르 부족의 전사 대수장 가라한과 갖은 고생 끝에 아무르에 철검을 전해주는 여주인공 아라의 사랑 그리고 철기를 쥐게 된 아무르 부족이 카르마키 부족으로부터의 해방전쟁에 나서는 과정을 그린 만화. 중학교 때 구독하던 댕기만화책에서 연재했었는데, 어찌나 재미났던지 그 어린 마음에도 애를 태우며 봤던 기억이 난다. 유약하고 소비지향적인, 성적인 여성이 아니라 강인하고 온유한 여성의 이미지와 집념과 열의에 불타는 여성의 이미지를 역사속에서 풀어내어 요즘의 만화와는 다른 깊이가 있다. 왕별 다섯개 짜리 만화! 2006. 12. 3.
7人7色 김규항의 인터뷰가 실려서 구입해두고 최근에야 다 읽게 되었다. 의외로 재미난 인물이 많이 실려있었다는 게, 책을 잘 샀다고 느끼게 해 주었다. 가장 재미있었던 인터뷰는 하종강 씨였다. 노동운동에서 활발한 강의와 상담을 펼치고 있으면서도, 직접 노동운동판에 뛰어가 몸을 날리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부채감등이 살에 달라붙는 느낌이랄까. 특히 요전 FTA집회를 보면서 이 인터뷰가 제일 많이 떠올랐다. 가장 아리송한 인터뷰는 유시민 씨.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것 같은 유시민 씨는 인터뷰를 읽어봐도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르겠다. 다만 말을 잘 가지고 논다는 것, 정도는 알 것 같다. 7명 모두 한국사회에 대한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 나는 과연 어떤 관점을 가지고 이 시대를 바라보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2006. 11. 26.
화장품, 얼굴에 독을 발라라 평소에 가장 궁금했던 것이 화장품은 도대체 뭘로 만들까하는 것이었다. 그다지 끈질긴 성격은 못되, 금새 잊고 말았지만. 자기전에 스킨로션 꼭 챙겨발라야하고, 아이크림은 20대초반부터 발라주라는 친구의 말에 이상한 반감을 가졌었다. 나는 왜 여자는, 눈 하나에도 3-4개의 화장품이 필요한지 납득할 수 없었던 시기였기 때문에 반감이 심했는지도 모른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쓰는 화장품의 표시성분을 확인해 보았다. 방부제 내지는 산화방지제 였고, 합성 계면활성제는 주요성분이었다. 이름도 요란하기 그지없는 그 성분들은 도대체 어디서 유래한 것일까? 지금 쓰는 화장품을 조금씩 줄여가면서, 전통적으로 해오던 화장이나 미용등을 공부해보아야 겠다. 천연화장품을 만들어 쓰는 것도 좀 배워봐야겠고. 여성의 삶이 아름다워지는.. 2006. 11. 2.
홍등가의 그리스도 김정훈 간사님이 이 책을 보는 순간 박은영이가 떠올랐다면서 건네준 책. 뜬금없는 책 선물에 감격, 책제목에 더 감격. 남몰래 고민하던 부분을 긁어주는 좋은 책이기도 했다. 책을 읽으면서 친절한 어느 목사님의 목소리가 귓가를 맴도는 듯했다. 1. 사회적 문제를 염두에 두고 다가서야 할 일 어느 도시 빈민 선교사의 사랑행전이라는 부제가 달린 이 책은, 제목 그대로 미국의 도시빈민가에서 복음을 전하기 위해 사역한 마크 밴 하우튼이라는 빈민선교사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단순한 간증집은 아니다. 아주 실제적으로 빈민선교사의 사역방법에 대해 기술한 책이기도 하다. 책을 펴면서 본 서론에서 나는 내가 늘 느끼던 먹먹한 의문점을 하나 발견했다. "나는 처음에 전도에 초점을 맞추고 사역을 했다. 하지만 한 소녀가 구원받았.. 2006. 10. 18.
7명의 현장활동가가 쓴 NGO실무핸드북 때를 놓쳐서 읽은 감이 많았지만 유용한 생각들을 많이 접해볼 수 있는 책이었다. 노하우라는 것은 정말 오랜시간에 걸쳐 쌓여지는 것인데, 인쇄물이라는 매체는 노하우를 쌓는 시간을 잘 줄여주는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하게 해 주었다. 세상의 모든 선배운동가들이 요런 책을 주기적으로 써 주신다면 성은이 망극할 것 같다. 그러나, 선배들처럼 바쁜 사람들이 또 어디있을까! 언론을 파집어들어가야고, 모금을 하고, 회원을 만나고, 내게 주어진 사업들을 헤쳐나가는 험난한 시간을 잘 정돈할 수 있었다. 이제는 그 정돈된 생각을 더 정리해서 앞으로 어떻게 나가야 할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시간을 만들자. 고민할 시간도 없이 일에 치여 살아가다가는 또 뒤를 돌아보면서 무엇을 했는가를 후회할지도 모른다. 2006. 10. 18.
나는 평화를 기원하지 않는다 Trobled times encourage meditation. (어지러운 시절은 생각을 깊이하도록 만든다) - 레이몽 아론(Raymond Aron) 근래들어 정신없이 읽었던 책이다. 버스에서, 길에서 틈만나면 펴들고 읽었다. 읽으면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고, 한숨이 나오기도 했다. 정말이지, 전쟁의 극악함을 제대로 보여주는 책이었다. 국제분쟁전문기자인 김재명씨가 쓴 이 책은 세계의 분쟁지역을 다니며 쓴 취재기록이 담겨져 있다. 중동지역을 비롯해 쿠바, 동티모르, 아프가니스탄, 미국, 코소보등 언젠가 뉴스에서 들어보았던 국가들의 전쟁에 얽힌 사연들을 자세히 읽어볼 수 있었다. 더더욱 마음에 와 닿은 것은 김재명씨가 철저하게 약자의 입장에서 전쟁을 바라보았다는 점이었다. 책에 실린 사진들은 인상을 찌뿌리게.. 2006. 10. 8.
희망의 밥상 대안먹거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처장님이 던져준 책. 두꺼워서 겁냈는데 읽으면 술술 읽히는 쉬운 책이다. 작가의 정서를 위주로 쓰여져서 더 그런 것 같다. 책의 주된 내용은 밥상이 차려지기까지 희생당하는 동물들의 수난과 유기농의 필요성, 밥상 속에 숨겨진 자본주의의 횡포등이 다루어졌다. 은근히 나는 유기농이 그래도 있는 자들의 호사스러움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그런 생각이 싹 지워졌다. 무엇을 먹고 살고 있는가하는 질문은 제대로 해보지 못한 채, 어느 새 익숙해진 입맛대로 그저 먹고 살아가던 내 생활과 그로 인해 흐트러진 나의 내분비계(^^)를 생각하니, 그건 호사가 아니라 최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우리 엄마는 대충 아무거나 먹어도 괜찮다고 말한다. 나도 당장 유기농식품만 먹.. 2006. 10. 8.
원통함을 없게하라 조선시대 살인사건 수사지침서인 무원록을 토대로 쓰여진 책. 이야기 서두에 정약용의 라는 책에 나오는 짤막한 이야기도 실려있다. 조선시대에는 어떤 방법으로 살인사건을 조사하고 해결했을까하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건 아마 명절 때 잠깐 했었던 별순검 때문이었을 것이다. 정말 재밌게 봤었다.^^ 이 책의 내용은 살인사건의 유형별로 범인을 찾거나 어떻게 죽었는지 알아내는 방법에 대해 실려있다. 물에 빠져 죽었을 때, 목이 졸려 죽었을 때, 칼 맞았을 때 등 다양하다. 지하철에서 읽으면서 어떤 때는 잔인하기도 하고, 상상하다보니 속도 거슬렸는데 읽을 수록 신기하고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 책을 토대로 조선시대 살인사건에 관한 소설을 한 편 써도 재밌을 것 같았다. 현대가 과학발전의 눈부신 세기라고는 하지만, .. 2006. 9.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