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134

아주 머나먼 곳 아주 머나먼 곳 / 모리스 샌닥 글, 그림 / 시공사 마틴은 길을 떠난다. 내가 묻는 말에 답해줄 사람이 있는 곳으로. 가는 길에 친구들을 만난다. 그들도 멀고 먼 곳으로 떠나고 싶어 함께 간다.멀고 먼 곳에서 서로 이야기를 하지만 서로 답 없다. 듣지 않고 이해하지 못한다.마틴은 다시 돌아간다. 답해줄 엄마가 있는 집으로. 거기서 기다리기로 한다. 멀고 먼 곳에서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간다. 아주 멀리에서 찾으려 하지만 사실 가장 익숙하고 가까이 있는 그 곳, 나의 이야기가 실재하고 그 이야기의 모티브가 되는 곳,그곳이 사실은 내가 찾던 아주 머나먼 곳이다.그 머나먼 곳을 찾으려고 사실 멀고 먼 길을 떠나지만결국 그 먼 곳에서 가장 처음의 자리로 돌아오게 된다.어느 노래 가사 처럼그토록 찾아 헤매던 .. 2018. 1. 5.
두 섬 이야기 요르크 뮐러 그림, 요르크 슈타이너 글, 김라합 옮김 / 비룡소 우연히 도서관에서 만난 는 어른을 위한 동화이기도 하다. 큰 섬과 작은 섬, 두 섬과 이미 가라앉은 섬 이렇게 사실상 세 섬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금에 현혹되어 사람과 흙을 홀대한 큰 섬의 왕, 그 멸망의 이야기 이자 작은 섬의 지혜와 평화의 의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다. 큰 섬에서 쌓아올리는 거대한 건물들과 동상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우리가 그토록 숭배하는 돈은 흙과 사람을 저버리고 결국 고독과 폭력을 불러오고 있음을 하루아침 뉴스만 봐도 알게 된다. 생명의 시작인 흙, 그리고 마지막 새로운 출발의 시작도 결국 흙으로 시작하는 점은 이 이야기의 주제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흙은 결국 평화를 만들어내는 과정이자.. 2018. 1. 4.
미움받을 용기 아이를 돌보면서 읽느라 세달을 넘게 붙잡고 있었던 책. 책을 펼 때마다 삶에 자극이 되는 문장들이 숨어있던 책이었다.처음 이 책을 구입한 것이 비밀독서단 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책 많이 보는 사람들이 꼽은 최고의 책이라고!심리학자 아들러의 사상을 대화체로 풀어내 읽기 쉽고 군더더기 없는 내용이었다. 가장 감명깊고 하이라이트라고 볼 수 있는 맨 마지막 장 는 나중에 다시 읽고 싶을 것 같다.'사람과의 관계에 얽힌 일을 하고 있고, 나름 타자공헌을 하고 있다는 생각으로 운동을 지속하고 있는 나로서는,사실 지금, 여기에 대해서는 잘 생각해보지 않았다.내가 얼마나 이 일을 계속 할 수 있을지, 이 일을 마치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또 뭐가 있을지, 나이가 더 많이 들어서 나는 무얼 할 수 있을지 등희미한 빛으로 .. 2017. 12. 5.
출산 동반자 가이드 자연출산을 온 몸으로 경험한 남편은 우선 출산이 쉽지 않은 과정임을 여실히 깨달았다고 한다. 자연출산 교육 때 몇 가지를 배우긴 했지만 말 그대로 몇 가지 따라해본 수준이라 출산에 닥쳤을 때 우리 둘 다 안절부절 했던 기억이 난다. 두번째 출산을 준비하면서 적어도 안절부절하지 않고 몇가지라도 더 해보기 위해서 책을 부랴부랴 읽어보았다. 황홀한 출산보다는 더 실전에 가까운 책이다. 호흡법이나 취할 수 있는 자세는 히프노버딩보다 더 자세하고 동반자들이 읽고 참고할만한 부분이 많다. 진통의 단계를 세세하게 정리해 그 때마다 어떻게 해야하는지, 진통이 더딜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을 자세히 참고할 수 있다. 진통완화나 응급상황 등도 정리되어 있어 참고할만 하다. 다만 외국사람이 쓴 책이라 어느 정도 참고만 되.. 2017. 11. 30.
거대한 수염을 가진 남자 저기는 뭐가 있는 거지? 이 책의 상상력은 바로 저기에서 시작되는 것 같다.여기에서의 규칙적이고 자로 잰 듯한 삶, 그것을 방해받기 싫어하는 삶의 기준에서저기는 다양한 감정과 상상의 산물이 될 수 있다.두렵다고 느끼게 되는 건 만들어놓은 규칙에서 벗어나고 멀어지기 때문에갖도록 만드는 사회 때문 일 것이다. 몸에서 삐죽 나오는 수염이 걷잡을 수 없이 길어지고 나를 제어하지 못하게 되는 순간자의든 타의든 다른 방향을 바라보게 된다.일상의 무너짐, 균형의 깨짐.그것은 두려움이 커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문이 될 수도 있다. 스티브가 날아간 그곳은 나는 새로운 저기라고 생각한다.내 삶이 지금 두렵고 무료하기 때문에 새로운 저기는 강력한 자극제이자,동력이다.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동력. 충분히 쉬고 있다.무언가를 .. 2017. 11. 30.
엄마는 페미니스트 엄마가 된다는 것은 너무나 멋진 선물이지만 엄마라는 말로만 자신을 정의해서는 안 돼. 충만한 사람이 되도록 해. 그게 네 아이에게도 이로울 거야. (중략) “일하는 엄마라는 것에 대해 사과하지 마. 너는 네일을 사랑하고, 네가 하는 일을 사랑하는 것은 네 아이에게도 굉장한 선물이야.” 나는 이 말이 정말 현명하면서도 감동적이라고 생각해. 네가 네 직업을 사랑할 필요도 없어. 네 직업이 너에게 주는 것만 사랑하면 돼. 일하기와 돈 벌기에서 오는 자신감과 충족감 말이야.--- p.17 아들 둘을 키워야 할 엄마로서 꼭 간직하게 될 책.딸인 나에게 엄마가 들려주듯 한 이 책은 첫 장부터 '충만한 사람이 되라'고 위로하듯 충고한다.엄마로 인생이 소진된다는 생각에 불안하고, 두려움을 느끼는 요즘,나 자신이 여성으.. 2017. 11. 30.
김규항 <우리는 고독할 기회가 적기 때문에 외롭다> 오랫만에 읽어본 김규항의 글.여전하구나, 이 아저씨는. 육아하면서, 혹은 아이엄마로 살아가면서 잊었는 내 속 뜨거운 세포들이 살아나는 기분이었다.그 문장들처럼 살고자 했는데자꾸 뒤돌아볼수록 뭔가 타협하고 안주하는 내 자신을 보게 되었다.세상을 거스르기보다, 세상 기류에 휩싸인 줄도 모르고 흘러가는. 적어도 내가 줄 친 문장들에 대해서는 책임지며 살아야겠다.남편이 어떻게 하든, 남편과 아이 핑계대지 말고나는 이제 나의 삶을 살고, 고민해야지. 교양이란 사회적인 분별력이다.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의 옳고 그름을 따지고그 뜻과 관계를 파악하는 능력, 그게 교양이다.그걸 실천에 옮기는 사람이 교양있는 사람이다.- 39p 아이를 보며 종종 되새겨야 한다.나는 이 사람을 잘 모른다.아이를 잘 안다고 생각하는데서 부모의.. 2017. 11. 30.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 한동안 책읽기가 어려웠다. 육아서는 필요에 의해 읽게 되었는데 자주 읽었던 소설이 통 읽히지 않아 고민고민하다가 갑자기 김중혁이 떠올랐고, 도서관에 이 책이 있었다. 김중혁 작가는 재미난 이야기를 늘 들려준다. 세상에 이런 게 있나 싶은 그런 이야기를 태연하게 써내려간다. 그래, 소설은 재미나야지. 얼마전 읽었던 과 비교하자면, 이 구멍이라고는 전혀없는 육중한 상자 같다면, 이 소설은 작은 구멍이 여기저기 숭숭 나서 빛이 여기저기 들어오는 가벼운 종이상자 같은 느낌이다. 숨 쉴 구멍이 있다. 가벼운 재미에 숨 돌리며 읽을 수 있다고나 할까. 죽은 이의 흔적을 지우는 딜리팅. 이 딜리팅으로 먹고 사는 전직 경찰 구동치가 이영민 이라는 연예기획사 사장의 의뢰를 받으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 사무실에 손님이.. 2014. 8. 27.
7년의 밤 재미있는 이야기를 쉴 새 없이 읽어내려가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읽고 나서 끝에 아, 이런 일도 있었구나 하고 덮게되는. 그런데 뭔가 이야기도 사라진 댐과 같이 사라져버린 느낌이다. 그것도 작가의 의도였을까? 아무것도 남지 않고 오영제의 집요한 숨소리만 공기중에 떠도는 것 같다. 오히려 오영제에 밀려 '나'의 캐릭터는 사라져버린 듯 하다. 마지막 반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반전도 작위적인 느낌이 들었다. 반전이 일어날거라는 암묵적인 믿음을 설정하며 달려왔는데 설정이 뭔가 맹목적이다. 반전은 있어! 있어! 그래 이거야~~~ 이건 좋은 말로 흡입력인가? 근데 뭔가 이 끌려온 느낌은! 무튼 결론은 너는 언제 이만큼 써볼래! 2014. 8.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