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바라보는 예수는 내가 어렴풋하게, 그리고 이런 사람이라고 알고 있어도 될까 하고 망설였던 부분을 시원하게 밝혀준(?)책이었다. 만약 내가 연목사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김규항의 예수전은 하나도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연목사님은 물론 김규항씨를 모를테지만 나는 두 사람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묘하게 일맥상통하고 있다고 느낀다. 사실 내가 환경운동을 해야겠다고 마음 먹은 것, 그리고 운동에 '제대로'라는 말을 붙이게 된 것도 두분 탓(?)이다. 내맘대로. 흐흐!
예수가 기득권 세력의 오만함을 비판하고, 세상 제일 낮은 자리에서 인민을 위해 자기 삶을 바쳤다는 사실을 마가복음의 여러 부분을 통해 보여주는 이 책은, 성경이 박제된 글자로 이루어진 책이 아니라 하나님의 역동적인 역사임을 다시 한 번 알게 해 준다. 게다가 운동가로서 나의 삶이 혹시 바리사이인처럼 열정도 진정성도 없이, 오히려 오만함에 빠져있지 않느냐는 일침마저 가한다.

이스라엘의 현실과 미래를 고뇌하고 실천하는 바리사이인들, 그러나 바리사이인들은 젤롯당처럼 목숨을 걸고 싸울 만큼 열정적이지 않았고, 성전 지배세력과 완전히 절연하고 광야에서 금욕적 공동체 생활을 하던 에세네파처럼 순수하지 않았다. 적당한 열정과 적당한 순수함으로 무장한 그들은 삶의 안정과 사회적 존경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었다.

그들은 언제나 현실이 변화해야 한다고 말하며 스스로 그런 변화를 위한 노력에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그러나 그 노력은 대개 현실의 근본적인 변화가 아니라 현실의 외피를 덜 추악하게 만드는 일에 머문다. 그들은 오히려 현실의 근본적인 변화를 좇는 모든 노력들을 '비현실적'이라고 냉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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