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브라보 재즈 라이프
bravoey
2011. 1. 11. 11:12
브라보 재즈 라이프는 우리나라 재즈 1세대들의 이야기이다. 재즈작곡가인 이판근 선생을 비롯해 김수열(섹소폰), 류복성(드럼/퍼커션), 강대관(트럼펫), 박성연(보컬), 이동기(클라리넷), 조상국(드럼) 의 이야기가 잔잔하게 펼쳐진다. 그리고 함께 등장하는 그들의 연주, 마치 종합선물세트처럼. 영화도입에 나즈막히 울려퍼지는 목소리, 음악이 바로 인생이었다는 고백은 충분히 압도적이다.
영화 내내 시선을 잡아끈 사람은 바로 류복성 선생. 그 분은 정말, 자유로운 영혼의 표본이다. 개구장이의 미소를 간직한 채, 퍼커션을 두드리는 모습은 인생을 재즈로 받아들인 자의 몰입이었다. 다음은 이판근 선생. 곧 허물어질 건물에서 재즈의 역사를 지켜나가고 있었고, 한국의 재즈를 고민하고 있는 노익장의 모습은 나를 긴장시켰다. 나를 긴장시킨 것은 바로 그 몰입한 인생, 하얀머리와 주름진 얼굴로 몰입하는 그 열정의 얼굴들이었다. 박성연 선생이 또 나즈막히 말한다. 삶을 지탱해온 열정을 잊지 말자고, 하지만 외로움은 가져가지 말자고. 그 말에 눈물이 핑 돌았다. 열정도 없이 외로움만 키우는 내 삶이 서글퍼서였을까. 아니면 부끄러움일까.
선물처럼 들리는 후배들과의 공연, 그 중에 <류복성의 수사반장>은 내 귀를 사로잡았다. <moonblow>도 기가 막힌다. 음과 음 사이의 짧은 정적, 그 사이의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신관웅 선생의 피아노는 정확하게 보여준다.
자주 듣던 쳇 베이커나 존 콜트레인, 빌리 할리데이보다 더 땡기는, 살아있는 재즈의 다른 역사인 그들.
내 몸에 재즈가 흐르면, 영혼이 자유로와진다. 그것이 믿어진다. 바로 그들 덕분이다. 1월 28일, 그들이 공연을 한다. 꼭 가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