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수사용설명서1 철수사용설명서 세장쯤 읽었을 때였을 것이다. 제길, 잘 썼네. 이 말이 툭 튀어나왔다. 문체는 더 없이 간결하고 핵심적이다. 당연하다. 사용설명서에 형용사나 부사는 필요없다. 철수는 가장 보편적인 이름이자, 보편적인 인물로 설정되었다. 작가가 이 작품을 쓰려고 사용설명서를 수도 없이 구해 읽었다던데, 문장은 그 느낌을 잘 살려냈다. 철수에 대해 알아갈수록 슬퍼지는 기분은 어쩔 수 없다. 그건 바로 아래의 문장을 접했을 때다. 가끔씩 철수는 사람들이 망가진 제품을 만나길 은근히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사람을 만나면 자신은 상대적으로 정상이 될 수도 있으니까 (58p) 철수의 행동이 우스꽝스러워 질 때마다 마음으로 안도하는 나 자신을 봤으니까. 그래, 철수 같은 사람 세상에 많지. 바보같이, .. 2011. 7.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