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러저러한 주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어떻게 믿을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대해 그 답을 마련해 두어야 한다'는 그의 말처럼, 오랫동안 피해왔던 문제들에 대해 진지하게 묻고 대답해 보아야 할 때가 아닐까 한다. 특히 요즘처럼 신앙을 가졌다는 것이 상처가 될 수 있는 경우에는 더욱. 바른 신앙을 갖고자 노력해온 이들에 대한 배려는 없을까, 고민하게 되는 요즘에 말이다.
이 책에서 나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 것은 <실제적 무신론자>에 대한 이야기였다. <실제적 무신론자>란, 이론적으로는 하나님의 존재를 믿는다고 말하고 고백하고 그렇게 생각하지만 실제 삶에서는 마치 하나님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사는 사람, 신자이지만 성경을 많은 의견 중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자신의 생각이나 관점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신앙고백은 하지만 세상사람들의 철학과 가치관에 의존해 사는 사람, 하나님이 우리 기도를 듣고 응답하신다는 신앙이 없는 사람, 천국과 지옥에 대한 명확한 확신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허울뿐인 신앙이라면 보이는 가치에 쉽게 젖어들 것이다.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인가를 책을 읽는 내내 질문하게 되었다. 내가 '위한다'고 하는 그 기도와 '안다'고 말하는 예수의 삶을 정말, 진심으로 믿고 그대로 살아가고자 노력하고 있는가. 신앙마저 성과를 바라고, 혹은 성과에 짓눌려 일처럼 여기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가를 고민하게 된 책. 고민만 하고 있다. 그리고 돌아보겠지. 시대만 신을 모르는 건지, 내 삶도 그를 모르고 살아가는 것인지, 아마 죽을 때까지 고민할테지만, 늘 알고 있는 그와 나를 잇는 끈을 놓지는 않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