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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터키16

터키여행기 마지막 풍경은 눈을 통해 사람의 안으로 들어왔다가 마음을 통해 다시 형상화 된다. 내가 터키에서 본 풍경은 내 눈을 통해 들어와 마음을 통과했다. 그리고 그 풍경은 다시 만들어진다. 여행을 하면서 나는 내가 본 수많은 풍경들에 의미와 감정을 담아 기억으로 저장하는 연습을 했다. 다시 일상에서도 나는 그 연습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풍경은 계속되고 있고, 그런 과정은 내 안에 새로운 에너지를 계속 채워주기 때문이다. 재충전은 낯선 곳으로의 여행만으로 채워지지는 않는다. 그 여행을 갈 수 있는 것은 내가 돌아올 것을 믿고 내 자리를 대신해 주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은 의외로 큰 힘이 된다. 이번 여행에서 나는 그 힘을 받았다. 그것은 결코 나 혼자서 만들어 낼 수 없는 힘이다. - 참고자료 : 렛츠고 .. 2010. 1. 23.
터키여행기⑦ - 이스탄불, 터키의 심장 이스탄불은 터키의 첫인상이다. 화려한 모스크와 활기찬 터키인의 모습, 전차라도 등장할 것 같은 돌길 등이 독특하다. 그 돌길로 트램이 다닌다. 이스탄불은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공존하는 도시이다. 이스탄불은 이번이 두 번째다. 대학교 때 일주일 정도 머물던 적이 있었다. 그 때나 지금이나 달라진 것을 별로 없다. 아마 이스탄불이 크게 변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이스탄불은 과거의 자리가 더 크게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행의 막바지에 둘러본 곳은 톱카프 궁전. 오스만 제국을 살았던 술탄들이 300년 가까운 세월동안 누렸던 화려한 생활을 엿볼 수 있는 곳이었다. 에메랄드와 금, 은 등 화려한 보석들이 박힌 술잔과 무기, 장신구 들은 주인을 잃은 채 전시되어 있었다. 이것들이 가진 처음의 화려함은 세월이라는 풍.. 2010. 1. 23.
터키여행기⑥ - 최악의 여행지, 파묵칼레 이번 여행에서 최악의 코스를 뽑는다면 바로 파묵칼레였다. 일단 파묵칼레의 석회절벽 등은 인상적이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라는 아우라에 맞게 환상적이었다. 그리고 히에라폴리스의 거대한 원형극장도 볼만했다. 하지만 처음 파묵칼레에 들어섰을 때, 이곳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지 유럽인들의 동네수영장인지 모를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수영복을 입고 놀고 있었다. 입구부터 신발을 벗게 하고 호루라기를 불어대는 통에 정신이 없었다. 화장실이나 편의시설 등은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는 풀장 안에서만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있어, 나처럼 돌아보고 갈 요량으로 온 사람들에게는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 더욱 실망스러웠던 점은, 사실 여행책에 나온 풍경이 다였다는 사실이다! 2010. 1. 23.
터키여행기⑤ - 에이르디르 호수에 머물고 싶어라 에이르디르는 에이르디르 호숫가에 위치한 호반도시이다. 파묵칼레를 가던 사람들이 호수의 모습에 반해 들러가곤 한다. 호수를 향해 뻗어나간 반도는 섬 두 개가 육지와 이어지면서 형성된 것이라고 한다. 작은 이 동네는 사람도 잘 보이지 않고 조용하기만 하다. 마치 바다처럼 푸른 호수는 오래 머물게 만드는 힘이 있다. 매일 바쁘고 피곤했던 날들이 마치 아주 오래 전의 일인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에이르디르는 느긋하고 게으른 것이 당연하다는 듯한 기분이 드는 곳이다. 이 동네에서 동네불량배들의 추격을 받아 야밤에 난리쳤던 것이 생각난다. 카페트 집 아저씨가 아니었다면 삥 뜯겼을지도. 2010. 1. 23.
터키여행기④ - 환상의 도시, 카파도키아 카파도키아는 네우쉐히르, 니이데, 악사라이를 잇는 삼각형 안에 있는 지역으로, 페르시아인들은 '좋은 말들의 나라'라는 뜻의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또 카파도키아는 기독교가 일찍 들어왔는데, 이는 아마 실크로드가 지나가는 교역의 중심지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오늘날의 카파도키아는 수천만년에 걸친 지각변동으로 만들어졌다. 지금부터 약 6천만년 전, 세 번에 걸친 지각변동으로 토로스 산맥(터키 남부지역, 지중해와 나란히 뻗은 산맥임)이 융기하자 북쪽의 지각이 짓눌리면서 활화산들이 깨어났다. 에르지예스 산과 하산 산, 그리고 조금 아담한 괼류 산이 용암을 뿜어냈고, 부드러운 먼지 위에 단단한 용암이 쌓였다. 여러 차례에 걸쳐 형성된 지층은 또 다른 지각변동으로 우그러지고 갈라졌으며, 빗물과 바람으로 부드러운 부분.. 2010. 1. 15.
터키여행기③ - 아마시아, 왕들의 도시 아마시아로 가는 버스에서 한 터키청년이 아마시아에 뭐하러 가느냐는 질문을 했다. 아마시아는 특별한 유적이 많지 않은 작은 도시라 아마 그런 질문을 한 것 같다. 하지만 여행이란 사람들이 가보지 않은 곳 일수록 새롭지 않은가! 역사적 가치가 엄청난 곳에 간다해도 사람들의 시선에 따라 그 가치는 새롭게 평가된다. 역사가들의 평가는 단지 참고사항일 뿐이다. 역사가 머물다간 흔적에서 여행자 스스로가 감격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들의 평가는 의미가 없다. 아마시아에 도착한 것은 밤이었다. 택시를 타고 시내로 들어가 숙소를 잡았다. 그리고 숙소의 커튼을 걷는 순간,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 펼쳐져 있는 석굴왕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흑해로 흐르는 예쉴 으르막(초록빛 강)을 중심으로 도시들이 뻗어있다. 강의 모습이 아주.. 2010. 1. 15.
터키여행기② - 카르스, 폐허의 외로움 꿈을 꾸고 있는 줄 알았다. 카르스로 가는 버스에서 맞이한 새벽, 잠시 눈을 떠서 창 밖을 봤는데 보랏빛 공기가 너른 호반을 둘러싸고 있는 것이었다. 시간이 더 흐르자 탁트인 초원이 빛 아래 모습을 드러냈고, 거대한 녹색의 숨소리가 대지를 감싸고 있었다. 터키의 평야는 정말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했다. 그리고 그 평야를 뒤덮고 있는 꽃밭은 보는 이의 가슴에도 대지의 기운을 안겨준다. 카르스는 시작부터 놀라움이었다. 이와 더불어 놀라웠던 사실은 카르스라는 시골마을에서는 나의 짧은 영어조차 통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숙소를 찾기 위해 길을 물으면 다들 터키말로 대답해주었다. 이 날부터 손짓, 발짓이 난무(?)하는 대화를 하기 시작했고 여행 중반에는 나는 한국말로, 상대방은 터키말로 대화하는 경지에 .. 2010. 1. 14.
터키여행기① - 트라브존, 명랑한 도시 트라브존은 흑해 동부에서 가장 큰 도시이다. 흑해연안과 이란을 연결하는 도로의 초입에 있어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라고 한다. 그리스 식민지 개척자들에 의해 건설된 도시로 로마, 오스만의 지배를 받기도 했다. 경쾌하고 빠른 호론춤을 즐기며, 축구를 좋아한다고 한다. 내가 다녀본 트라브존 시내는 보즈테페로 이어지는 골목주거지와 아야소피아로 향하는 도심, 다른 흑해의 도시로 향하는 외곽도로가 있는 곳이었다. 시청사 옆 메이단 공원은 광장역할을 하는 곳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사람들은 대부분 호기심 많고 친절하다. 길을 지나가면 민망할 정도로 쳐다보지만, 악의가 있는 건 아니다. 길을 물으면 최선을 다해 알려주고, 모르면 여기저기 물어봐주기도 한다. 가끔 같이 사진찍자고 조르기도 한다. 트라브존의 .. 2010. 1. 13.
터키영상(대략편집본) 일단 보고를 해야해서, 사진만 후루룩 붙여 만듬. 아, 또 가고 싶다! 2009. 10.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