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短刀

아빠에게

by bravoey 2011. 4. 22.

아부지, 작년 이맘때처럼 봄빛이 진한 4월이 다시 돌아왔어요. 아빠 가신지 1년째네.
아부지 가신 뒤로도 시간은 변함없이 흘렀고, 나도 동생도 엄마도 변함없이 살아가고 있어요.
무표정한 시간의 뒷모습을, 아버지를 보내고서 보게 되네요.

아빠가 전화해서는 "뭐하고 사냐"고 자주 물었었는데, 요즘 나는 이렇게 살아가도 괜찮은가를 생각하며 살고 있어요. 쓸데없는 생각한다고 뭐라 하실테지만, 요즘 그렇네요.
많은 일을 하고 살지만 기억에서 사라지고, 손에 쥐어지는 것은 없고,
누군가를 좋아하지만 이 또한 기억에서 사라져가는 것을 멍하니 지켜볼 뿐이고,
아무리 애를 써도 되지 않는 일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명료할 뿐이고.
슬프게도 나는 여전히 생각만 많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