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눈이 푹푹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를 타고
산골로 가자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즈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
아무도 없는 강릉의 밤 언저리에서 펴든 백석의 시집.
그리고 만난 그의 나타샤.
산장의 창문 너머로 흰 눈이 내리고 흰 당나귀를 탄 그가 나타샤와 함께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 앞에 소주는 없었지만 쓸쓸함은 가득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야. 그가 말했다. 나타샤도 고개를 끄덕인다.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눈이 마음 속으로 한 송이 두 송이 떨어지고 있다, 아직도.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눈이 푹푹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 당나귀를 타고
산골로 가자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가 아니 올 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즈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 당나귀도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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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없는 강릉의 밤 언저리에서 펴든 백석의 시집.
그리고 만난 그의 나타샤.
산장의 창문 너머로 흰 눈이 내리고 흰 당나귀를 탄 그가 나타샤와 함께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내 앞에 소주는 없었지만 쓸쓸함은 가득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 버리는 것이야. 그가 말했다. 나타샤도 고개를 끄덕인다.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눈이 마음 속으로 한 송이 두 송이 떨어지고 있다, 아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