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중이지만 몸풀기로 본격 출근했던 어제. 아침에 반시체 상태로 일어나 담영이 고모에게 데려다주고 출근. 안녕하며 문을 나서니 고모 품에서 울기 시작한 담영이. 마음이 무겁다.
일을 1년이나 쉬었더니 기억이 가물가물해 30분이면 할 일을 1시간을 넘게 하고, 일이 낯설고 감이 잡히지 않아 하루가 그냥 가버린 것 같았다. 얼른 감 잡아야 하는데, 할 일도 많고 중요한 후원행사도 있는데 하면서 맘은 조급하다. 그 와중에 고모랑 놀고 있을 담영이도 맘에 걸리고. 저녁엔 중요한 회의가 있어 되도록 참여하려고 애를 데리고 갔지만 민폐만 끼쳤다. 회의내용은 하나도 못 듣고, 애 밥 먹이고 기저귀 갈고 쫓아다니니 회의 끝. 애 데리고 회의참석 하겠다 생각한 내가 바보였음. 괜히 아빠고생, 담영이 고생, 회의에 온 분들께 민폐만. ㅜ.ㅡ 집에 와서 애랑 아빠랑 셋이 침대에서 동시에 넉다운. 아이고~
일을 하다보면 어쨌든 하던 일이니 무엇을 하고 어느 때 이걸 해야 하는지 머리속에서 그림은 그려진다. 그렇지만 이제는 머리에 그려지는대로 하기가 어렵다. 일에 대한 책임만큼 아이에 대한 책임 있기 때문이다. 일을 더 잘하고 싶은 욕심이 생겨나는 만큼, 아이를 보면 내가 못 돌보는 만큼 더 잘 해야 한다는 욕심도 생긴다. 하지만 그 욕심은 다 채울 수가 없다. 내 시간도 체력도 그만큼 되질 않는다.
내려놓기를 해야 되는 것 같다.
욕심이야 어쨌든 둘 다 잘 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러니 마음 조급하게 동동거리지 말고 현실에 맞게 내려놓기를 해야할 것 같다. 일을 '잘' 해야지, 아이를 '잘' 돌봐야지 보다는 일을 하며 아이를 돌보는 현실에 충실하게 하루하루 생활해나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깨알같이 많은 일들이 있지만 그래도
애 엄마라고 배려해주는 사무처 식구들 모두 고맙고,
애 엄마 다시 일하게 해주신 녹색 대표님들, 회원님들 고맙고,
울 신랑이랑 형님과 고모부, 시댁친정 가족들 모두 감사.
나와 담영이를 함께 키워주는 사람들이 있어 다행이다.
(수상소감이냐?)
해보자, 어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