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처음으로 '구조활동'에 참여해보았다.
업소에 도착하니 먼저 온 경찰들이 조사를 하고 있었다. 조사라는 것은 종업원 명부의 언니들 이름과 수를 확인하는 작업, 성매매를 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작업 같았다.
같이 온 간사님들은 상담을 하기 위해 언니들과 함께 방으로 들어갔다.
나는 선뜻 상담하는 자리에 들어가지 못했다.
대신 언니들이 지내고 있던 그 업소를 둘러볼 수 있었다. 좁고 긴 복도, 개미집처럼 쪽방이 여러개있었다. 언니들이 지내는 이 곳에서 성매매는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언니들의 방은 무척 좁았고, 매트리스와 옷장을 빼곤 아무것도 없었다.
한 쪽 벽면에는 온통 성행위를 하는 여자와 남자의 그림이었다. 기괴한 그림이었다.
경찰이 방을 뒤지고, 사진을 찍었다.
정말 언니들의 방이라면, 자기 방에 그런 야한 그림을 한 벽면 커다랗게 채우지는 않았을것이다.
성매매의 공간으로 쓰여지는 그 방에서 언니들은 쉴 수 있을까?
그 방에서 언니들은 행복한 삶을 꿈꿀 수 있을까?
나는 멀거니 서서 언니들의 방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실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무겁고, 무거웠다. 무섭고 두려웠다.
나 하나쯤 이런 현실을 보지 않고 살아도 괜찮을 거라는 생각이 밀려왔다.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마음먹었다.
내가 언니들의 방을 바라보고, 언니들의 모습을 제대로 바라보는 것이 시작이라고.
지금의 나는 제대로 알지 못하고, 해 줄 수 있는 것도 없지만
그조차도 잘 하지 못한다면
언니들을 외면하는 수많은 사람 중 하나,
언니들을 결국 성매매의 구조 안에 계속 남겨지게 만드는 한 사람이 될테니까.
책임감을 느낀 이상, 피할 수는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