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워크샵의 마지막으로 들른 곳은 반핵국민운동의 김성근 교무님이 있는 원불교 성지였다. 영광에서 한참 들어간 시골마을에 있었다. 찻집과 도자기를 굽는 공간이 함께 있었고, 정원도 아주 멋졌다. 날씨가 좋아 몇 분이 녹차의 어린 순을 따다가 차를 만들고 계셨다.
함께 차를 마시며 영광에서 있었던 반핵운동에 관한 이야기들을 들어보았다.
현장은 늘 전투다. 숯하게 공부하며 고민했을 그 현장의 모습을 그려보니 가슴이 찡했다.
영광농민회 부회장으로 계신 분이 덧붙여 여러가지 경험과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그 분이 하신 말씀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었다. 한수원에서 핵발전소 건립시에 들인 홍보비가 120억정도였다고, 만약에 우리한테 그 돈이 있었다면 영광 뿐 아니라 다른 곳도 반핵운동하게 만들 수 있었겠다고.
만약에 정말 그런 막대한 홍보비가 있었다면, 정말 좋았겠지만 한편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 분들이 지키고자 했던 신념과 믿음을 값지게 지켜낼 수 있었던 것은
막대한 홍보비가 없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렵고 힘들었기에, 돈보다 말과 행동으로 사람들을 설득했어야 했기에
지금 당신들이 지켜내고 있는 신념과 믿음이 너무나 값지다고 말하고 싶었다.
나도 함께 지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진실을 드러내는 힘은 바로 그런 과정에서 얻어지는 것이다.
여기에 있는 나는 어떤 자세로 운동에 임하고 있는지 생각했다.
나는 얼마나 반성하고 공부하고 있는지, 값지다고 생각하는 것을 정말 값지게 지켜내고 있는지.
누구라도 우리의 운동을 보고 함께 하고 싶다고 느낄 수 있게 하고 있는지.
진실을 제대로 드러내고 있는지 말이다.
나는 아마 끝까지 고민하고 끝까지 반성할 것이다.
뭐, 적어도 내 짧은 생에서 답을 얻을 욕심은 없다. 다만 끝까지 해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