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경 신부님.
마지막 글입니다. 제가 숨이 지거든 각각 적어놓은 대로 부탁드립니다.....3월 12일부터 갑자기 공팥에서 피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뭉툭한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계속되었습니다. 지난날에도 가끔 피고름이 쏟아지고 늘 고통스러웠지만 이번에는 아주 다릅니다. 1초도 참기 힘들어 끝이 났으면 싶은데 그것도 마음대로 안됩니다.
하느님께 기도해 주세요. 제발 이 세상, 너무도 아름다운 세상에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일은 없게 해 달라고요. 제 예금통장 다 정리되면 나머지는 북측 굶주리는 아이들에게 보내 주세요. 제발 그만 싸우고, 그만 미워하고 따뜻하게 통일이 되어 함께 살도록 해 주십시오. 중동, 아프리카, 그리고 티벳 아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하지요. 기도 많이 해 주세요.
안녕히 계십시오. 권정생(녹색평론, 2007년 7,8월호)
나도 마찬가지고, 누구든 그렇듯
자신이 죽을 때는 자신에게 집중하게 되는 것 같다.
내 것, 내 가족, 내 인생.
그렇기에 내가 아닌 타인을 생각할 줄 아는 마음은 참 흔치 않고, 귀하다.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유서 앞에서
나는 내 인생이 얼마나 간절함 없이, 애틋함 없이 흘러가게 방치하고 있는지를
가늠해본다.
마지막 글입니다. 제가 숨이 지거든 각각 적어놓은 대로 부탁드립니다.....3월 12일부터 갑자기 공팥에서 피가 쏟아져 나왔습니다. 뭉툭한 송곳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계속되었습니다. 지난날에도 가끔 피고름이 쏟아지고 늘 고통스러웠지만 이번에는 아주 다릅니다. 1초도 참기 힘들어 끝이 났으면 싶은데 그것도 마음대로 안됩니다.
하느님께 기도해 주세요. 제발 이 세상, 너무도 아름다운 세상에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 일은 없게 해 달라고요. 제 예금통장 다 정리되면 나머지는 북측 굶주리는 아이들에게 보내 주세요. 제발 그만 싸우고, 그만 미워하고 따뜻하게 통일이 되어 함께 살도록 해 주십시오. 중동, 아프리카, 그리고 티벳 아이들은 앞으로 어떻게 하지요. 기도 많이 해 주세요.
안녕히 계십시오. 권정생(녹색평론, 2007년 7,8월호)
나도 마찬가지고, 누구든 그렇듯
자신이 죽을 때는 자신에게 집중하게 되는 것 같다.
내 것, 내 가족, 내 인생.
그렇기에 내가 아닌 타인을 생각할 줄 아는 마음은 참 흔치 않고, 귀하다.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유서 앞에서
나는 내 인생이 얼마나 간절함 없이, 애틋함 없이 흘러가게 방치하고 있는지를
가늠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