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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화려한 휴가

by bravoey 2007. 8. 5.
기대와 각오를 단단히 하고 봐서 그런지 보고나서 실망한 감도 없지 않았다. 안전한 영화제작을 위해서인지 기존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도 않았던 것 같다.
전에 5.18국립묘지를 견학한 적이 있다. 수많은 묘비들은 구역이 나뉘어 있었는데, 그 중 눈길을 끄는 것은 제10묘역이었다. 시신을 찾지 못한 희생자들을 모아둔 묘역이었다. 모든 묘비의 뒤에는 부모와 친지들이 써 둔 메세지가 담겨있었다. 그것을 가만히 읽고 있으니, 눈물이 났었다. 슬픔과 안타까움이 마음으로 전해지고 있었다.
"우리를 기억해주세요."라는 마지막 외침이 아직도 귓가에 남아있는 것은 아마 그 묘비들 때문일까. 불가항력의 권력 앞에서 눈물 밖에 흘릴 수 없었던 수많은 영혼의 울음때문일까.
이제 분노하기보다 아파할 줄 아는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 함께 눈물 흘리고, 아픔을 나눌 줄 아는 시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