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에 이 영화를 아트시네마에서 보고, 나는 마이클 무어를 한국으로 초대해서 강연을 들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 저 우울한 내용의 이야기를 그처럼 재치있게 풀어내다니.대단한 인간. 식코를 보면서 미국의 자본주의가 얼마나 '천박'한지를 절감했다. 의료보험의 이야기만 나오지만, 단지 의료보험사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병을 치료받을 수 없는 시스템과 그 시스템을 유지시켜주는 것을 '성과'라고 여기고, 아픈 사람을 길에다 버리면서 테러범들은 최첨단 의료시설을 갖추어 고쳐주는 아이러니함까지. 영국과 프랑스, 쿠바의 국가의료보험제도와 비교하는 것도 모자라 아픈 사람들을 직접 관티모어로 데려가고, 쿠바로 데려가 치료받게 하고, 자신의 안티까페 회장에게 수호천사로 도움을 준 마이클 무어 감독의 센스에 계속 웃고 탄식했다. 대단한 인간. 그 못지 않은 대단한 나라 아메리카. 국민을 두려워해서 그들을 억누르는, 자신들의 민주주의 국가라고 믿는 극단적 공산주의 국가, 아메리카.
마이클 무어 감독의 재치가 돋보이는 것은 의료보험의 문제를 파고들어가는 관점이다. 그는 의료보험의 문제를 정치적으로 보았고, 이념의 문제까지 접근했다. 그리고 이렇게 풀어냈다. 우리는 남을 배려할 줄 알고 도울 줄 아는 착한 사람들이라고. 사람이 움직이지 않고는 배길 수 없게 말이다.
미국을 동경해 마지 않아 위험한 소고기까지 개방하신 분과 그 분의 패거리들이 계속 생각나서 속이 울렁거리기도 했다. 그 분들, 미국식 의료보험제도를 하고 싶어 하신다던데 큰일이다. 대장암에 걸린 우리 아부지는 중중환자로 등록이 되어 200만원짜리 항암치료를 2만원을 내고 받는다. 삼성생명에 보험을 들었는데, 암은 보험 가입 후 3개월 이내에 발병한 것에 대해서는 적용이 안된다고 해서 못 받았다. 3개월에서 하루가 모자랐었다. 만약에 의료보험제도가 바뀌면 우리 아부지는 어떻게 하나. 한 달에 2번 받아야 하는데. 의료보험제도 바뀌면 나는 결사대 조직하기로 마음먹었다. 우리 아부지 죽는 건 못 본다. 죽을테면 돈 많은 너네가 죽어라. 그리고 더 열심히 운동하는 수 밖에 없다. 세상에 수많은 우리 아버지들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