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뜻 저버린 정부의 고시강행을 규탄한다
이명박 정부가 기어이 미국산 쇠고기 고시를 강행한다고 한다.
미국산 쇠고기의 새 수입위생조건에 관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고시를 오늘 오후 정운천 장관이 발표할 예정이다. 이로서 지난해 10월 이후 중단됐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검역이 재개되고 5천300여t의 미국산 쇠고기가 기어이 국민들의 밥상에 올라오게 되는 것이다.
우리에게, 우리 아이들에게 위험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한다고 촛불을 들고 평화적으로 시위하던 시민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하고 배후세력 운운하며 폭도 취급하던 정부이니 고시는 당연한 일이었을까?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분노는 이미 극에 달했다. 이것이 과연 국민을 섬기겠다는 이명박 정부가 할 수 있는 결정인가.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하는 정부가 어떻게 국민에게 이럴 수 있는가. 순수한 마음으로 촛불을 들고 나와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 전면 재협상을 외치는 국민들을 배후세력에게 조종당하며, 입증되지도 않은 광우병을 겁내는 ‘비이성적인 겁쟁이 집단’으로 취급하는 정부는 과연 어느 나라의 정부인가. 국민들은 지금 비탄과 통탄을 넘어 절망의 몸서리를 치고 있다.
결국 정부는 국민과 소통하지 않았다. 애초부터 소통하는 방법을 몰랐다. 국민들이 촛불을 들었던 것에 배후조종만을 이야기하던 정부가 아닌가. 미국측의 ‘동물사료 금지조치 강화노력’에 대한 말뿐인 약속 하나에 국민의 건강권을 나몰라라하고 모든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연령제한을 풀고, 광우병 위험으로부터 노출되어 있는 갈비 등 ‘뼈있는 쇠고기’까지 사실상 무제한 수입을 허용한 정부는 국민이 아닌 누구를 섬기고 있는가.
이명박 정부는 국민들의 비난과 질책의 소리를 똑똑히 듣길 바란다. 국민의 손으로 뽑았건만, 국민의 말을 듣지 않는 이명박 정부는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에 대한 국민들의 의지는 결연하다. 재협상이 이루어질 때까지 국민들은 끊임없이 촛불을 들 것이며 수입이 된다고 해도 불매운동과 철저한 감시활동으로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가 우리의 밥상은 물론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끝까지 싸울 것이다.
국민의 촛불은 우리의 생명안전과 평화, 그리고 미래세대에게 안전한 세상을 물려주기 위한 열망으로 피어올랐다. 이명박 정부는 기억하라. 이제 그 촛불은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분노가 더해져서 더 활활 타오르게 될 것임을 기억하라.
우리는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을 아래 7가지 조건을 충족하여 전면 재협상할 것을 촉구한다.
<미국산 쇠고기 최소 안전기준 7가지>
1. 광우병발생국에서의 쇠고기 수입전면금지 또는 20개월 미만 뼈없는 살코기 수입
2. 광우병위험물질을 모든 연령의 편도, 십이지장부터 직장까지 장전체, 장간막, 뇌, 눈, 삼차신경절, 척수, 머리뼈, 등배신경절 및 척주로 규정
3. 혀, 곱창, 선진회수육, 사골, 꼬리뼈 전면 수입 금지
4. 도축장 승인권 및 취소권한을 한국정부가 갖도록 할 것
5. 수입검역 중 광우병위험물질 최초 1회 발견 시 즉각 미국산 쇠고기 전체에 대한 검역 중단, 원인규명 후 개선조치 이후 재발 시에는 수입중단, 중단일 이전 수입된 쇠고기도 검역 중단
6. 미국산 수입 쇠고기 모든 부위 월령 표시 의무화
7. 수입위생조건 중 수입중단 조건 5조 삭제
2008년 5월 29일
대전충남녹색연합 공동대표 김규복, 이상덕, 최수경, 한원규
아침에 와서 이 글을 쓰는 마음은 참담했다.
더 긴장해야 할 것 같다.
더 큰 일이, 더 많은 일이 생길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