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선다면

홀로 선다면 그대 불안하리라 그러나 자유로우리라

요즘들어 '함께'할 사람을 언제쯤 찾을거냐는 질문을 많이 듣는다.
'함께'였던 적이 있는 사람들은 지금 누군가와 또 '함께'살아가고 있다.
'함께'는 참 매력적이다. 세상에 내 편이 되어주리라 약속한 '남'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설레는 일인가.
나도 가끔 간절히 누군가와 '함께'이길 바란다.

하지만 나는 '혼자'의 삶을 아직 다 완성하지 못했다.

홀로 살아가는 나는 아직도 내 속의 불완전함을 바라본다.
내가 완전할 때 '함께'를 택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완전함은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다.
문제는 불완전함에 맞서는 내 태도이다. 나는 아직도 그 불완전함을 나눌 줄 모른다.
그것은 내 책임, 내 일이기 때문에 누군가가 그 일에 대해 말하고 의식하는 것이 불안하다.
감추고 드러내는 것이 미숙하다. 좀 더 부드럽게 내 모습 그대로를 드러내는 연습이 필요하다.
예전, '함께'였던 이들에게 나는 내 모습을 부드럽게 드러내는 방법을 몰라 상처를 준 기억도 있다.

'혼자'인 이 시기에 나는 하나님 앞에 제대로 서는 방법을 아직 잘 모른다.
성경구절을 읽고, 뭔가 기도하는 것이 최고라고 생각했던 대학시절의 신앙이 아니라
왜 성경구절을 읽고, 무엇을 느끼며 행동하는지
무엇을 기도하고, 왜 기도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알고 행하는 훈련이 더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함께'라면 더 진보한 신앙으로 그 분 앞에 서기 위해
'혼자'인 시기에 더 고민하고 서툴더라도 행동해야 하지 않을까.

'혼자'인 삶, 그 자체는 자유롭다.
누구도 사고를 제한하지 않고, 서툴고 상처받을지라도 과감하게 행동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내 삶을 뚝딱뚝딱 고쳐가는 맛, 그것 자체가 매력적이다.
나는 언젠가 '함께'가 될 때, 지금보다 더 큰 자유가 만들어지기를 바란다.
'함께'여서 자유로운 삶은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서툴고 거친 나와 나의 생각을 지지해 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좀 더 과감히 세상을 살아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누군가와 함께 삶을 지어가는 맛, 그 또한 매력적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