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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소풍가다잠들다

by bravoey 2009. 3. 28.

오랫만에 본 연극. 김상열 교수님이 대본쓰고, 연출했다 하는데 김교수님 폴란드 가셔서 직접 연출한 것을 보진 못했다.
연극이 주는 묘미는 뭐니뭐니해도 관객과 배우가 가장 가까이에서 몰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배우의 숨소리가 들리는 작은 공연장의 매력도, 연극을 접해본 사람만이 알 수 있지 않을까.
(와우, 이래 쓰니까 엄청 많이 본 것 같다....)

'소풍가다잠들다'는 왕년에 사회운동을 하다가 이제는 주부가 된 한 여성의 이야기다. 연극의 묘미는 이 여성의 일상이 깨지는 순간에 시작된다. 남편은 출장에, 아이는 소풍을 보낸 한 주부와 그 주변의 일상이 쭉 전개되다가, 그 일상이 그 여자가 도피하던 일상이었음이 드러나면서 멈춰진 시계와 뜻모를 전화, 절망에 빠진 친구의 통화 등이 제 고리를 찾는다. 무대설치도 특이했는데, 주변인 4명의 위치가 관객을 향해 기울어져서 그 여자의 주변역할과 내면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지루할 법한 주인공의 일상에 몰입하게 해 주는 역할을 한다. 음악도 좋았다. 다만 가끔 걸려오는 여자의 전화(아마 주인공의 내면?) 목소리가 좀 깨긴 했지만.

연극은 다운받아 볼 수 없다.
다운보는 영화, 돈냄새나는 영화보다 사람냄새나는 연극이 더 살아움직인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