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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

by bravoey 2009. 4. 27.
생각해보면 인도에 갔을 때, 내게 손을 내밀던 그 아이들의 가난에 대해 잘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 같다. 인도는 혼잡하지만 내게는 재미있고, 편한 곳이기도 하다. 달랑 2번이지만^^
약간의 로맨스, 진짜 인도영화보다 덜한 판타지(난 자말이 대사치다가 노래하기를 기대했는데!), 왠지 인도사람 같지 않은 자말을 보면서 대니 보일이 아닌 진짜 인도사람이 이 영화를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살람과 자말은 홍콩배우같이 연기하고, 스토리는 헐리우드식 드라마 같아서 재미는 있으나 약간 식상했었더랬다. 하지만 영화구성은 정말 멋졌다. 이 영화를 보면서 인도를 여행하던 내 마음과 행동이 교만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난한 아이들에 대해, 그들을 둘러싼 사회구조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그건 아마 인도에 큰 건물이 없고, 뭔가 산업화 되어 있지 않은 것이 "발전하지 못한"것으로 보이는 내 어리석은 시선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인도를 후진국으로 보고, 가난한 아이들의 손을 천박한 구걸로만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인도를 여전히 좋아한다. 기회가 된다면 또 가보고 싶은 곳이다. 큰 건물이 들어서고, 길에서 노니는 소와 릭샤가 없는 인도는 상상할 수가 없다. 인도는 정말 인도답게 진보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가난 때문에, 종교 때문에 불행해지는 일이 더 이상 없도록-하지만 산업화의 코스를 밟아 발전하는 것이 아니었으면 한다. 에고, 내 욕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