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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내가 결혼했다

by bravoey 2009. 7. 25.
'아내가 결혼한 것'이 충격적인 건, 아마 남자들에게 더할 것 같다. 실제로 드라마, 영화, 실제상황에서 남자들이 두 여인을 거느리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도 충격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만큼 남자의 양다리 내지는 다처두기(?)는 일반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자에게 당신은 왜 나를 이해못하냐고 말하는 주인아와 주인아를 따라 똑같이 바람피우는 노덕훈을 보면 피식 웃음이 나온다. 한국남자에게 너무 과한 요구를 하는 주인아는 상당히 비현실적인 캐릭터지만 여자입장에서 보면 매우 도전적인 캐릭터이다. 방황하는 노덕훈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지지만, 주인아의 다른 남편을 결국엔 이해하고 공존하는 방식을 택하는 그의 캐릭터도 여성인 내게 무척 충격이다. 
궁금한 것도 많다. 열심히 자신의 사회적 성역할을 충실히 하는 (주말청소, 완벽한 섹스, 시댁에 잘하기) 주인아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혈연에 집착하는 노덕훈의 모습도, 자기 피가 아니면 사랑도 못하는 한국남자들의 핏줄근성은 도대체 어디서 연루한 걸까?
평생 한 사람만 사랑할 자신, 나도 없다. 연애만 하고 혼자 살 자신도 없다. 주인아처럼 살기? 엄마한테 두들겨 맞겠지.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적어도 결혼제도에 대해, 결혼의 진정성이란 어떤 것이어야 할지를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