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ctivist/성매매근절 외침

선물-6

by bravoey 2006. 4. 24.
 

나는 일을 그만두겠다고 했다. 그 때는 몸이 말할 수 없이 망가진 상태였다. 갑자기 쓰러져 병원에 입원했지만, 입원비에다 매일 붙는 결근비를 감당할 수가 없었다. 자리에 누워서 내 몸이 아픈 것보다 불어나는 빚을 걱정해 몸에 돌덩이를 안은 듯 무거웠었다. 이대로 있다가는 죽어버릴 것만 같아 일을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마담은 그러면 계산을 보자고 했다. 방값, 결근비, 지각비, 미용비 등 종류도 여러 가지인 명목으로 빚은 1,100만원으로 늘어났다. 여기 올 때 땡겨 쓴 선불금이 800이었는데, 거기에 200만원을 까고 다시 붙은 빚이 500만원이 되어 1100만원으로 늘어난 것이다. 앞이 캄캄해졌다. 내가 어쩌다 이렇게 빚을 지게 된 건지 생각해 보려고 했지만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마담은 어떻게 할거냐고 물었다. 그래서 나는 마담에게 그랬다. 당신이 나 같은 상황이면 어떻게 하겠냐고.

그 와중에 막내언니가 삼촌에게 붙들려 왔다. 몸을 부들부들 떠는 언니를 우리가 보는 앞에서 두 시간이나 때렸다. 나는 내가 대신 맞는 게 낫겠다 싶어 한발짝 나설 때, 둘째언니가 내 손을 꽉 붙들었다. 함빡 젖은 눈으로 고개를 저었다. 겁이 났다. 이제 어디에도 내 몸을 맡길 곳이 없다는 것이 뼛속까지 깊이 느껴졌다. 나는 고개를 돌리고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세상 불빛은 우리를 모른 척하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돌리고 창문 밖을 바라보았다. 세상 불빛은 우리를 모른 척하고 있었다.

나는 소개쟁이를 통해 다른 곳으로 가기로 했다. 술3종이었다. 나는 거기서 선불 2000만원을 받고 전에 다니던 업소의 빚을 갚기로 했다. 가는 날, 재순언니가 내 손에 만원을 꼭 쥐어 주었다.

“추우니까 따뜻한 밥 사먹고 들어가라. 몸조심하고.”

나는 식당에 들어가서 육개장을 시켜놓고 한참을 울었다. 살면서 처음으로 받아 본 선물에너무 기쁘면서도 쏟아지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