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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ivist/아름다운 지구인

용산참사, 아직도

by bravoey 2009. 10. 1.
친구가 나영이 사건을 아느냐는 문자를 보냈다.
평소 아동성폭력문제의 심각함을 고민하고 관련 공부도 하던 친구였다.
엠티에, 출장에 신문과 텔레비전 근처에도 못 간터라 자세한 이야기를 듣지 못했었는데
오늘 아침에 찾아보니 친구가 놀랄만도 했다.
이 사건은 '용산참사'나 다름없다고 말했으니.

관심도, 후원도 필요없다는 아이 어머니의 반응은 차라리 참담했다.
얼마나 아플까. 얼마나 기가 막힐까. 얼마나 그 정신나간 노인네를 죽여버리고 싶을까.
화가 치밀어 눈 뜨기도 힘들 것 같다.
그 기사를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아마 그럴거다.

그 사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친구의 말에 나는 조심스럽게 이런 말을 남기고 싶다.

"철저하게 분노하자, 그리고 제발 잊지 말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고 실행하자."

어떻게, 라고 묻는다면 나는 잘 모르겠다고 말할 것이다.
더 생각해보겠다고 답하겠다. 포기하지 말고 계속 고민해서 이런 일을 없애버리자고 다시 대답하겠지.

지난 주에 신용산역 앞에서 고인들을 뵈었다.
얼마나 참담할까. 살기위해 망루에 오른 것이 그렇게 잘못이었을까. 얼마나 외로웠을까.
아직도 그 참담한 현장이 내 눈앞에 있다.
아직도 분노할 힘이 내게는 남아있다. 다행이다.
제발 잊지 말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도록 고민하고, 무엇이든 해보자.
포기하지 말자.
나는 대전에 살아도, 용산을 잊지 말자.
이렇게 말하면서도, 이렇게 밖에 못하는 내가 참 서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