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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記

산길에 마음 털다

by bravoey 2011. 2. 19.


마음에 쌓인 먼지가 느껴질만큼 수북해지면 늘 이 곳을 찾았다. 행사때 말고는 늘 혼자 오게 된다. 아마 처음 본 천년은행나무이기 때문일까. 매번 이곳이 기억나 찾는다. 영국사는 변해도 이 나무는 늘 그대로다.

사람들의 소원이 수북히 걸려있다. 나도 하나 걸어본다. 노란 한지에, 무심하게. 욕심털어야 하는데, 나는 속물이 틀림없다.
살없는 나무의 거죽에 마음을 비벼본다. 천년을 살아온 나무에 위로를 나눈다. 시간을 살아낸 물들이 가지와 가지를 오가고 있겠지. 오늘의 해가 나무가 해를 보기 시작한 그 때의 해라는 걸, 나무는 알겠지. 존재는 시간의 증거다.

마음이 더 커졌으면 한다. 그를 사랑하기에 알맞게, 사람을 좀 더 끌어안기에 충분하게, 나 자신을 긍정하기에 넘치게. 지식의 넘침보다, 사람으로서 충분히 기쁜 삶을 살도록 말이다.

임계점. 그 노랫말처럼 매일의 벽을 넘어, 변함없는 그 뜻대로.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