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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記

소비

by bravoey 2011. 10. 17.

1.

내가 함께 했던 누군가가 유령처럼 느껴진다.
그 시간들도 기억 속에서 흐려질 것 같다.
그러다 금방 사라지면 좋으련만.
무엇이든 잊혀지는 것에는 시간이 든다.

2.

엄마는 할머니를 기어이 데리고 왔다.
치매인 두 노인을 수발하는 엄마가 기가 막히지만,
내가 달리 해 줄 수 있는 일은 없다.
언제부터였을까.
부모가 짊어진 삶의 무게를 자식이 대신 져보려고 하는 것은 무모한 짓이라는 것을 알았다.
다 알지도, 이해하지도 못한다.
그게 슬프다.
부모는 외로운 존재.

3.

마음을 쓰고, 몸을 쓰니 며칠 째 어질어질하다.
아직 두 주나 더 남았는데, 죽을 것 같다.
마음 쓸 일이나 없으면 좋겠는데, 참 때도 잘 맞췄지.
힘이 드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