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20년의 시간을 보냈고, 아빠가 그보다 더한 시간을 보냈던 충주집을 정리했다.
엄마는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내내 썼던 일기장을 보내주었다.
나중에 나 읽어보게 하려고 숨겨놨단다.
"네 편지들은 담에 집에 올 때 가져가."
"무슨 편지?"
"니 아빠가 '은영이 편지'라고 써서 정리해놨더라. 너 학교 다닐 때 친구들이랑 주고받았던 거."
엄마의 말을 듣는 순간, 공무원이었던 아빠가 정자체로 곧게 썼을 '은영이 편지'라는 글자가 기억나 울음을 꿀꺽 삼켰다. 혼자 외로웠을 아빠는 그 편지들을 읽으며 조금은 웃었을까. 그랬다면 좋겠다. 내가 웃음 줄 일이 별로 없었으니 그거라도 즐거운 일이었으면. 아빠, 보고싶다.
**
어떤 사람이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는 건,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늘 언제나 있었던 사람인데 어느 날 거짓말처럼 사라진다는 것. 마치 유령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건 무척 두려운 일이다.
어쩔 수 없다. 사람이 죽는 것, 사람의 마음이 떠나는 것.
방법이 없다. 그저 감내해야 할 뿐.
***
내내 책을 읽는다. 한동안 활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이제 다시 눈에 들어와 읽다 잠든다.
소설을 읽는다.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현실을 새롭게 바라보고 싶어서, 잠시 떠난다.
그리고 잠시, 그대를 생각한다.
내가 20년의 시간을 보냈고, 아빠가 그보다 더한 시간을 보냈던 충주집을 정리했다.
엄마는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내내 썼던 일기장을 보내주었다.
나중에 나 읽어보게 하려고 숨겨놨단다.
"네 편지들은 담에 집에 올 때 가져가."
"무슨 편지?"
"니 아빠가 '은영이 편지'라고 써서 정리해놨더라. 너 학교 다닐 때 친구들이랑 주고받았던 거."
엄마의 말을 듣는 순간, 공무원이었던 아빠가 정자체로 곧게 썼을 '은영이 편지'라는 글자가 기억나 울음을 꿀꺽 삼켰다. 혼자 외로웠을 아빠는 그 편지들을 읽으며 조금은 웃었을까. 그랬다면 좋겠다. 내가 웃음 줄 일이 별로 없었으니 그거라도 즐거운 일이었으면. 아빠,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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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는 건,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늘 언제나 있었던 사람인데 어느 날 거짓말처럼 사라진다는 것. 마치 유령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건 무척 두려운 일이다.
어쩔 수 없다. 사람이 죽는 것, 사람의 마음이 떠나는 것.
방법이 없다. 그저 감내해야 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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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내 책을 읽는다. 한동안 활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는데, 이제 다시 눈에 들어와 읽다 잠든다.
소설을 읽는다.
현실에서 도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현실을 새롭게 바라보고 싶어서, 잠시 떠난다.
그리고 잠시, 그대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