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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1Q84

by bravoey 2011. 11. 19.

작년 요르단 여행길에 오른 첫 날, 공항에서 티켓팅을 하는데 한 남자아이가 이 책을 들고 있었다. 내 또래였던 것 같은데 꽤나 심각하게 읽고 있었다. 만약 그 아이와 같은 비행기를 탔더라면 그 책이 어떤지 이야기를 나눴을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 대한 첫 기억은 그렇다.
작년에 선물받은 1권, 올해 선물받은 2권을 11월 들어 읽기 시작했고 오늘로 3권까지 읽어나갔다. <공기번데기>라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덴고, 아오마메, 후카에리 등 주인공들이 쏟아내는 이야기들은 긴장감 넘치게, 아슬아슬하게 전개된다. 이야기들이 독자를 제대로 끌고가고 있다. 이야기 자체만으로는 그렇다. 하지만 중간중간 넘쳐나는 작가의 감수성에 소설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은 지루할 수도 있겠다 싶다. 소설을 쓰는 입장에서 본다면 '역시 하루키'라는 말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오래된 소설가의 내공이란, 하루키의 내공이란 바로 이런 것이었다고 혀를 내두를만하다.
버스에서, 길에서 읽는 내내 내가 발디디고 있는 이곳이 현실인가를 생각하게 만들었고, 달을 쳐다보게 만들었다. 사랑이란 도대체 뭔가하는 의문까지 들었다. 하루키의 그, 이상한 여성편력도 오랫만에 들여다보고. 참, 독특한 소설이다. 그의 소설은 그래도 많이 읽어본 편인데 이 소설은 참 독특하다. 그렇다고 하루키가 달라진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