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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記

겨울의 날개

by bravoey 2017. 12. 18.

아침에 담영이 어린이집으로 향하던 차 안, 

용신교 위로 철새들의 행렬이 눈에 보였다.

처음엔 일렬로 나는 아이들, 다음은 브이자로 날아가는 아이들.

부지런한 날개짓으로 선두의 지휘에 따라 추운 바람을 가르고 날개를 펼쳐 날아가고 있었다.

그 순간 왠지 울컥했다.


자기의 때를 알고, 본능적으로 이동하는 철새들의 한결같음이

미치도록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흐름 속에 얼마나 성실하고 고귀해 보이던지.

그 아이들에게는 겨울바람의 야속함도 없고, 시야를 가리는 구름에 대한 원망도 없어보였다.

의연하게 자기의 때를 맞춰 움직이는 것에는 아마 어떤 다른 계산도 없겠지.


머리를 굴리며 어떻게 해야 좀 더 나아질까 생각하는 사람의 생각이

자연의 큰 흐름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철새의 날개, 그것보다 참 못났다.


겨울이 깊어간다. 겨울을 날아가는 그 아이들처럼

내 마음에도 봄을 준비하는 겨울의 날개를 펼쳐야겠다.

춥지 않으려고 애쓰지 않고, 추위를 맞고 그 속을 고맙게 살아가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