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침모임 때 본 영화.
인도의 한 사창가 마을에 사는 꼬마들에게 사진을 가르치는 한 여성사진작가가
그 아이들과 함께 지내면서 겪은 이야기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엮은 영화이다.
보는 내내 웃게도 만들고 슬프게도 만들었다.
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본 그곳의 모습은 진실하고 꾸밈없었다.
특히 아이들의 사진들은 정말, 그 아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깊이로 찍어낸 사진이었다.
"인생은 원래 슬프고 힘든 것"이라고 말하는 한 아이를 볼 때는 가슴이 많이 아팠다.
적어도 아이라면, 아직 세상이 신나고 재미나야 할 텐데
너무 일찍 슬픔과 힘듦을 알아버린 것 같아서.
내가 사는 세상의 어느 곳에도, 이렇게 말하며 살아가는 아이들이 있을테지.
영화가 끝으로 갈 수록 이 아이들을 좋은 학교로, 더 좋은 환경으로 보내려는 사진작가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갔다. 아이들은 좋은 학교에 입학했고, 좋은 환경을 접했다. 하지만 더 끝으로 갈 수록, 저 아이들이 설마 저기서 얼마 버티지 못하고 다시 돌아가진 않을까 마음이 두근두근했다.
반반이었다.
돌아간 아이들과 남겨진 아이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정말이지,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세상이 변하지 않는 한, 정말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겠지.
왠지 싱숭생숭한 마음으로 극장을 나왔다.
심장 속으로 세상의 향기가 한아름 들어왔다.
어쩔 수 없는 일.
오늘 내가 아무 생각없이 살아간 하루가 부끄럽다.
잠시라도 행복할 때, 나는 부끄러워 할 줄도 알아야 한다.
나 혼자 사는 세상이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