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뭐라고 하든 이길은 갈 수 있겠다, 누가 뭐라든 이렇게 하는 것만이 대경대도다
가야만 하는 길이요, 이렇게 할 수 밖에 없는 길이다
이렇게 생각되는 길일때, 이 길을 가는 너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가?
- 나락 한 알 속의 우주 (무위당 장일순 이야기 모음) 중에서
어떻게 사는지도 모른 채, 후다닥 일주일을 보내고, 한 달을 보낸다. 일년도 간다.
그 사이에 참 많은 일도 일어나고 많은 것을 느끼기도 하지만
늘 남는 것은 아쉬움과 부끄러움이다.
나는 열심히 한다고 운동하지만 세상은 변하는 것 같지 않고 나 또한 진보하지 않는다.
나는 열심히 쓴다고 글을 쓰고, 열심히 산다고 사람을 만나고 고민을 나누지만
정작 진실한 글을 써내지 못하고, 내 고민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허우적댄다.
하나님을 만나는 나의 자세는 어떤가.
말씀을 지식으로 받아들이고, 밤마다 하는 기도는 내 욕망으로 가득하고, 내 움직임은 성령이 아닌 내 의지가 앞서고 있지 않은가.
나는 예수를 믿을 수 밖에 없고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어 이 길을 택했고
누가 뭐라든 내가 운동하는 삶만은 살 수 있겠다 싶어 선택했고
글쓰는 일도 내가 해야만 하기에 이렇게 걸어가고 있다.
하지만 내 선택에 나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가, 책임을 다하고 있는가 물었을 때
부끄러울 뿐이다.
열정도 없고, 최선도 없는 젊음을 보내고 있는 내가
나 스스로도 부끄럽고 매력없다.
하나님이 나를 이끄신다는 감격도 없고, 성령과 말씀으로 온 몸의 세포가 들끓는 의지도 없는 시시한 젊음이 참 부끄러울 뿐이다.
환경운동을 하는 자로, 제대로 그 할 바도 하지 못하는 내가 할 말없는 사람임을 알게 된다.
내가 떠드는 말 중에 제대로 행동하는 것은 몇 퍼센트나 될까, 내가 불평하는 그것에 얼마나 최선을 다하고 그렇게 떠들어대는 것일까.
저녁에 들어오는 길, 버스에 멍하니 앉아 오늘의 삶을 부끄러워하기를 얼마나 반복해야 할까.
수많은 고민과 부끄러움이 있다. 창피할 정도로 어설프고 나쁘게 사는 것이 내 삶이다.
하지만 확실한 사실은 내가 가는 길을 하나라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이 길을 선택하게 된 것이 나의 의지 뿐 아니라 이 길을 내게 보여주신 하나님의 뜻과 의지, 그의 은혜이기 때문이다.
죽도록 부끄러워도 포기하지 못할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나 홀로 가는 길이 아니기에, 끝장을 낼 정도로 열정을 다하지도 책임을 다하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내가 운동을 하고 글을 쓰고 사람을 만나는 이유, 결국은 내가 닿아보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생각할 때 또 그렇다.
목표에 닿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 하나님 앞에서 진실한 삶을 살기위해
어떻게 운동을 하고, 어떤 글을 쓰고, 사람을 만날 때 어떤 자세여야 하는지 고민하며 사는 것 자체가 내게 열정이고 최선을 다하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