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마음에 묻어두었던 추억이나 말들이 기억으로 튀어오르는 순간이 있다.
이제는 후회도, 미련도 없는 그런 것들이다.
아, 그 때 행복했었지, 그 땐 슬펐었지, 어땠었지.
신기하게도 아무 감정없다고 느껴지는 그 일들이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어디 있었는지 숨어 있었다가 그 때와 비슷한 공기, 날씨, 사람을 만날때면 튀어나와
자기가 아직 여기 있다고 알려준다.
나는 그 기억, 혹은 추억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는데.
그래도 가끔 튀어나오는 그 추억에게 나는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왜냐하면 지금의 나를 있게 한 것 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힘들고 아팠던 시간도, 즐거웠던 일도 하나도 버릴 것 없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주었다.
내가 잘나진 않았지만,
누군가를 사랑했고, 미워했고, 그리워할 줄 아는 사람으로 만들어주었으니까.
빈털털이처럼 아무 것도 느껴보지 못한 사람이 아니라
어줍잖게나마 사랑을 알고, 미움을 알고, 그리움을 아는 사람으로 키워주었으니까.
앞으로 내가 만들어갈 기억과 추억에게도 고맙다는 말을 전할 수 있도록
고운 마음으로 살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