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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실/환경

천리 길을 달려온 비단 길. 금강이 서해바다를 만나는 곳에서

by bravoey 2008. 4. 24.

 

천리길을 달려온 금강이 바다를 목전에 두고 발걸음을 멈춘 금강 하구둑. 이곳에서 금강 순례길을 시작합니다. 비단처럼 아름답기에 금강이라 불리우는 이 강에서 허망한 운하 계획에 대한 생각은 이제 잊혀갑니다.

비단같은 강. 금강을 출발하며


순례단이 드디어 금강에 도착하였습니다. 2월 28일 김포 애기봉을 출발한 이후 71일차에 해당하는 오늘 금강하구둑에서 금강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제 5월 초순까지는 봄날 따스한 햇살과 함께 비단길 같은 금강을 따라 순례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한반도 운하 논란에서 금강에도 운하가 만들어질 계획이 있냐는 질문들이 있습니다. 사실 금강운하는 영산강 운하처럼 딱히 특별한 구상이나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운하 추진론자들은 이 아름다운 강에도 운하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금강과 버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러한 계획이 얼마나 무모한 일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지금 금강에 필요한 일은 인공적인 시멘트 콘크리트 시설을 만들고, 강바닥을 파헤쳐 강을 망치는 것이 아니라, 하구둑을 개방하고 강이 걸어가야 할 원래의 물길을 찾아주고, 하천변에는 자연이 뛰노는 공간으로 복원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천리길을 굽이쳐 오며 바라만 봐도 가슴이 뛰는 이 금강에 서서 순례단은 다시 길을 떠납니다. 금강을 따라 화려하지만 소박한 백제의 역사와 문화를 찾아 나설 것이며, 금강을 이루는 비단길 같은 자연을 볼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길에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볼 것입니다. 위정자들이 제시하는 황망한 계획이 아니라, 강이 전해주는 수많은 이야기와 아름다운 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그 길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 볼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