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틀 전 새벽, 마루에서 방송소리가 들렸다
"....3508 차 빼세요. 차 빼세요."
핸드폰 열어보니 새벽 3시가 넘었다.
경비아저씨가 미쳤나 하고 일어났는데,
아침에 또 일어났다. 내 생각엔 가위가 눌렸던 것 같다. 예전에 가위 눌렸을 때, 비슷한 증상있었다.
생각해보면 가위를 눌리던, 이딴 꿈을 꾸는 건 '불안함'의 댓가이다.
근 10년을 혼자 지냈다. 엄마아빠 이혼하고 합치고 하면서 불안함의 극치였던 청소년 시절이 그랬고
졸업 후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하려하는 근성으로 버틴 이 때가 그렇다.
요즘 나는 극도의 불안으로 잠을 설친다.
언젠가 한의사 샘에게 "과도한 스트레스와 신경질"을 호소하자 무심하게 처방해준 약이라도 먹을 판이었다.
불안함은 내 생각엔, 구체적이지 않은 것에 대한 걱정에서 비롯된 것 같다.
예를 들자면 이 우라질 나의 소울메이트는 어디서 뭘 하고 있나.
이 운동을 계속 해야 맞는걸까, 난 왜 이렇게 못하는 걸까.
이번 달 돈 없는데 어떡하나.
나이 서른 인데 이러고 사니 어쩌나.
방안에 앉아 거울 속 나를 보며 한숨을 쉬기도 한다.
드러나면 지난 시간이 잊혀질 테지만, 지금은 참 숨이 차다.
그냥
꺅!
소리나 지르고 또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