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부당거래

by bravoey 2010. 12. 2.

류승완 감독의 영화는 늘 얘기만 들었지 본 적은 없었다. 왠지 폭력적이거나 씁쓸하거나 둘 중 하나인 영화만 내와서 그랬다. 안 그래도 피곤한 심신인데 말이지.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갔는데, 볼만한 영화가 이 것 밖에 없어서 선택한 부당거래. 음, 재밌었다.
류승범, 황정민, 유해진의 연기는 흠잡을데 없었다. 마치 정말 검사나 깡패나 된 것처럼 어찌나 캐릭터 소화들을 잘 하던지. 영화의 전체 진행도 잘 짜였고, 적당히 반전도 있다. 하지만 영화를 보는 내내 시달려야 했던 씁쓸함은 역시나 씁쓸하다. 가진 자는 살아남고 살려고 애쓰던 자들은 모두 죽고 마는 현실은, 감독이 너무하다 싶을 정도였다. 그래도 우리는, 영화에서 희망이라는 것을 보고 싶기도 한데. 일말의 희망조차 없이 오직 가진 자만이 살아남는 이 약육강식의 원리를 처절하게 보여주는 이 잔인함. 류승완 감독의 그 쌀쌀맞은 표정이 생각났다. 그래도, 잘 만든 영화다. 마치 김훈의 문장을 보는 것처럼, 찍소리도 못할 완벽함이 그에게는 있다. 흥.
영화 속 이야기가 현실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그런 검찰, 그런 경찰, 그런 범인, 그런 건설깡패. 벌써 나는 눈으로 그들을 보며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이벤트'라고 말하기엔 너무나 슬픈, 씨발놈들이 세상에 많다.
세상 열심히 살고자 하는 착한 사람들을 욕하게 하는 그런 씨발놈들. 
어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