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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記

꿈과 모기

by bravoey 2011. 8. 17.

1.

꿈에 100명은 넘는 사람들이 등장하고 있는 요즘이다. 시끄러워서 잠을 잘 수가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꿈에 등장해서 이런소리 저런소리를 요란스럽게 떠들어대고, 나는 뭔가를 하기 위해 그 사람들과 대화하고 머리를 굴린다. 그 일의 끝에서는 내가 지금 뭘하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다. 특히 사람이 모이는 것,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
나는 늘 내 운동에 사람이 한가득 모이는 꿈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요즘처럼 그 일이 어렵구나 절망하는 시기도 없는 것 같다. 인원모집의 걱정을 떠나 왜 사람들이 호응하지 못하는 일을 기획하고 벌리는지를 절망한다.
공채도 내고 소모임은 두개나 내 손에서 돌아가고 있고, 프로그램도 만만치 않다. 모두 사람이 꼬치처럼 엮인 일이다. 넋이 잠시도 머물지를 못하고 나가버린다. 꿈엔들 오죽할까. 오늘도 내가 뭘 하고 있나 생각하면서 한숨.

2.

그런 내 꿈에서 나를 구해주는 건, 다름아닌 모기 한 마리. 귀에서 앵앵거리면, 내 얼굴이라도 사정없이 퍽 때린다. 그만큼 짜증이 동하는데, 그 모기가 나를 꿈에서 구한다. 새벽 3시가 넘어서 벌떡 일어나 벽에 몸을 기대고 한숨을 쉰다. 그래, 지금의 고요함으로 날 끌어내려고 날 깨운거지, 고마워. 이러면서 일어난다. 그리고 불을 켜고, 그 생각을 한 지 30초도 되지 않아 모기를 찾아 사정없이 내리찍는다. 고맙지만 우린 함께 살 수 없어.
모기를 치고 나니 불안한 새벽 고요함 사이로 그리움이 밀고 들어온다. 날을 헤는 것도 이제는 지겹고, 나는 한숨이나 쉬고 차라리 책을 편다. 임신하지 못한 왕비의 절규가 흘러나온다. 왕비에게도 모기가 필요할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