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열심히 땀을 흘리며 '우리 아이가 달려졌어요' 비슷한 프로그램을 하나 보았다.
인상깊었던 것은 엄마와 친밀감이 없는 딸아이에게 엄마와 친해지게 하기 위해 목욕 후 로션을 발라주며 엄마의 감정을 솔직하고 예쁘게 이야기하는 장면이었다.
엄마와 몹시 친하지 않은 나는 그 장면을 보고는 몹시 어색했다.
엄마에게 나는 화풀이를 하거나 신세한탄을 들어주는 사람이었다.
엄마는 내가 스물 여섯이 넘어서야 나에게 뭔가 따뜻함을 주려고 했다.
내가 너무 커버렸다. 엄마는 이제 돌봄의 대상이지, 의지의 대상이 아니었다.
원하던 때에 없던 엄마는 미안하지만 내게는 '의무'가 되어버렸다.
탓하고 싶은 마음은 많다. 하지만 쓸데없는 일이라는 걸 알았다.
뭔가 풀고 싶은 마음도 별로 없는 것 같다.
다만 내가 사랑받기 서투른 이유는 아마 받아본 기억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할 뿐이다.
사랑받을 줄 아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 것을 받아들이는데,
나는 짐처럼 그 사랑을 받는다. 내가 뭘 해줘야 할 것 같은 부담감을 안는다.
나도 자연스럽게 누군가의 사랑을 원하고 받을 줄 알았으면 한다.
아무런 의심없이, 자연스럽게, 빚진 마음 없이.
그랬으면 좋겠다. 그래서 생각해보고 있다.
내 서투르고 거친 마음을 사포로 살살 문지르면서, 방법에 대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