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읽어본 김규항의 글.
여전하구나, 이 아저씨는.
육아하면서, 혹은 아이엄마로 살아가면서 잊었는 내 속 뜨거운 세포들이 살아나는 기분이었다.
그 문장들처럼 살고자 했는데
자꾸 뒤돌아볼수록 뭔가 타협하고 안주하는 내 자신을 보게 되었다.
세상을 거스르기보다, 세상 기류에 휩싸인 줄도 모르고 흘러가는.
적어도 내가 줄 친 문장들에 대해서는 책임지며 살아야겠다.
남편이 어떻게 하든, 남편과 아이 핑계대지 말고
나는 이제 나의 삶을 살고, 고민해야지.
교양이란 사회적인 분별력이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의 옳고 그름을 따지고
그 뜻과 관계를 파악하는 능력, 그게 교양이다.
그걸 실천에 옮기는 사람이 교양있는 사람이다.
- 39p
아이를 보며 종종 되새겨야 한다.
나는 이 사람을 잘 모른다.
아이를 잘 안다고 생각하는데서 부모의 비극이 시작된다.
- 42p
우리는 강이나 산만 생태가 아니라 록음악의 열정에
솟구쳐 오르는 10대들의 몸뚱이도 여름 햇볕에
까맣게 그을린 아이들의 천진스러운 얼굴도
생태의 한 풍경이라는 걸 이미 잊어버린걸까.
- 63p
우리 힘은 우리 외부에서 제공되는게 아니라 나의 참여로 만들어진다. 내가 참여할 만한 상태가 되기를 기다리는 한 그런 상태는 영원히 오지 않는다.
- 93p
더는 비현실적인 것을 상상하지 않고
더는 누구도 마음깊이 사랑하지 않을 때
영혼의 죽음을 맞는다.
상상과 사랑에 가차 없어야 한다.
- 10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