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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실/연재기사

(한겨레연재) 인물로 본 2006 지구촌①

by bravoey 2006. 12. 14.
» 7월30일 새벽 레바논 남부 카나마을에서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희생된 아이를 구조대원들이 옮기고 있다. 올 한 해 중동지역에서는 무고한 민간인 2만7천여명이 전쟁의 포화 속에서 숨졌다. 카나/AP 연합

인물로 본 2006 지구촌

2006년도에도 지구촌엔 희망과 좌절이 엇갈렸다. 특히 변화 바람이 거셌다.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의 일방주의 외교가 중간선거를 계기로 멈칫하고, 남미에선 좌파 도미노 현상이 나타났다. 어느 해보다 여성 정치인들이 착실하게 전진했다. 초강대국을 꿈꾸는 중국의 질주가 계속됐고, 정보통신 기술을 이용한 보통 시민의 목소리도 높았다. 올 한 해 변화의 복판에 선 인물들을 열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이스라엘의 민가 폭격에 피난처가 무덤으로
형도 누나도 친구도 몰살하는 처참한 나날
세갈래 전쟁 휩싸인 땅, 평화 진혼곡은 언제나

아이는 금방이라도 말똥말똥 눈을 뜨고 ‘엄마’를 찾을 것 같다. 잠자는 모습 그대로 레바논 남부 카나마을의 민가 지하에서 낯모르는 아저씨 손에 들려 나왔다. 장난감 젖꼭지를 목에 건 채. 흰 윗도리와 짧은 바지를 뒤덮은 잿빛 먼지만이 이 아이에게 찾아온 비극을 짐작하게 할 뿐이다.